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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3 (수)

석달 만에 만난 푸틴·시진핑, 北 파병 논의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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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두 정상은 22일부터 러시아 카잔에서 열리는 브릭스 정상회담에서 만나 북한의 러시아 파병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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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 경제국 협력체인 브릭스(BRICS) 정상회의가 22일 사흘 일정으로 러시아 타타르스탄 공화국 카잔에서 막을 올렸다.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등 기존 5국에 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아랍에미리트(UAE)·이란 등 5국이 추가된 이후 처음 열리는 회담이다. 다만 사우디아라비아가 가입을 유보, 정식 회원국은 9국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과 개별 양자 회담도 가졌다. 특히 지난 7월 카자흐스탄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 이후 석 달여 만에 다시 만난 시진핑과의 회담이 주목받았다. 중국은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적 밀착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런 와중에 북한의 러시아 파병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확전 문턱에 서면서 두 사람이 이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앞서 러시아는 전날 북한 파병 사실을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으면서 “양국 협력은 제3국을 겨냥하지 않고, 대한민국의 안보 이익에 반하지 않는다”는 입장만 냈다. 중국은 “모든 당사자가 긴장 완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등의 원론적 입장만 내놓은 상황이다. 그러나 이번 파병을 계기로 한국·일본·대만·호주 등 인도·태평양 자유 진영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간 접근이 강화되는 것에 우려를 표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날 푸틴과 시진핑의 양자 회담은 모두 발언만 공개하고, 나머지는 비공개로 이뤄졌다. 러시아 관영 매체들에 따르면 푸틴은 시진핑에게 “러·중 관계는 외부의 도전(서방 제재)을 이겨내고 포괄적 파트너십과 전략적 협력의 수준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시진핑은 이에 “중·러 관계는 제3국(미국 등 서방)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고 화답했다.

푸틴은 사전 공개된 의장국 연설에서 “우리는 주권 평등과 각국의 개발 경로에 대한 존중, 이익에 대한 상호 고려, 다극적 국제 질서와 공정한 글로벌 금융·무역 시스템을 형성하려는 열망 등을 추구한다”며 “우리를 지지하고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국가의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브릭스를 통해 미국과 서방 선진국의 기존 질서에 맞선 ‘대안적 체제’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재차 드러낸 것이다. ‘주권 평등’과 ‘각국의 개발 경로에 대한 존중’은 미국과 서방의 국제 정치·경제 룰(규칙)에 순응하지 않겠다는 의미, ‘다극적 국제 질서’와 ‘이익에 대한 상호 고려’는 비(非)서방 국가의 이득을 앞세운 새 국제 질서를 만들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공정한 글로벌 금융·무역 시스템’은 달러화가 아닌 중국 위안화와 러시아 루블화 등에 기반한 국제 거래를 뜻한다.

러시아와 중국은 미·중 대결 심화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의 경제 제재·압박이 거세지자 브릭스를 통한 국제 질서 재편 의도를 노골화해왔다. 지난해 8월 남아공 정상회담에서 회원국을 대폭 늘린 것이 대표적이다. 브릭스의 세를 불려 G7(7국)을 압도하겠다는 것이다. 푸틴은 지난 18일 “2023년 기준 브릭스의 국내총생산(GDP)이 전 세계 GDP의 37.4%로 G7(29.3%)을 역전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도 브릭스의 외연을 넓히고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태국과 말레이시아, 튀르키예 등이 브릭스 가입 의향을 보인 가운데, 러시아 외무부는 “30여 국이 가입을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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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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