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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3 (수)

조용필 “음반으론 이번이 마지막…그래도 미치면 21집 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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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만에 앨범 낸 가왕 조용필
젊은 작사가·해외 작곡가와 협업
일렉·록 등 7곡으로 20집 채워
뉴진스 뮤비 만든 돌고래유괴단도

타이틀곡 ‘그래도 돼’는 응원가
패자에 공감이 가서 만든 노래
“내 여정은 ‘도전’...더 노래하고파”
11~12월 서울 KSPO돔 4회 공연


매일경제

가수 조용필이 22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연 정규 20집 ‘20’ 발매 기자간담회에서 두 팔 벌려 인사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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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으로선 이게 마지막일 겁니다. 그래도 저는 계속 하고 싶습니다. 정 안되겠다 싶으면 그때 그만 두겠습니다. 그때까지 잘 부탁드립니다.”

가왕 조용필(74)이 11년 만의 정규 음반 ‘20’을 발매하며 낸 출사표다. 지난 2013년 정규 19집에서 ‘바운스’ ‘헬로’ 등 혁신적인 사운드와 변함없는 가창력으로 신드롬급 인기를 일으켰던 그는 이번에도 일렉트로닉, 모던 록, 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와 젊은 음악가들과의 협업, 고해상도 사운드로 무장했다.

조용필은 22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20집 발매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 나이 벌써 70이 넘어서 신곡을 또 발표한다는 것이 굉장히 어려웠지만 열심히 해봤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 2018년 데뷔 50주년 행사 이후 6년 만이라 취재진의 관심도 집중됐다. 조용필은 ‘그래도 돼’ 뮤직비디오를 최초 공개한 후 대형 전광판 뒤에서 두 팔을 벌리고 등장했다. 이어 첫 청중인 취재진을 향해서 ‘어떻습니까’ ‘별로예요?’라며 반응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 사진 기자들의 플래시 세례에 “소나기 쏟아지는 소리 같다”고도 했다.

그는 먼저 “마지막 앨범”이라는 말을 내놨다. 그러나 음악 생활에 마침표는 결코 아니다. 그는 “앞으로는 두 곡 내지 몇 곡씩만 내려고 한다”면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약간 미쳐서 21집까지 낼는지도”라고 농을 섞었다.

이 같은 결심은 그의 완벽주의와 무관치 않다. 앞서 지난 2022~2023년 공개했던 곡 ‘찰나’ ‘세렝게티처럼’ ‘필링 오브 유’ ‘라’ 등 네 곡을 포함해 총 일곱 곡으로 구성된 신보를 내는 데 11년이 걸렸다. 조용필은 “콘서트는 계속 했지만 음반은 그렇게 쉽게 되지 않는다”며 “우선 내 마음에 들어야 한다. 그런데 곡을 만들어놓고 이튿날 다시 보면 ‘에라이’ 하며 또 다른 곡이 나온다. 그런 곡이 아마 수백 곡은 될 것”이라고 했다. 믹싱 작업(녹음된 소리를 다듬는 후반 작업)은 18번이나 다시 했다고 한다.

이날 공개한 20집 타이틀곡 ‘그래도 돼’는 모던 록 장르로, 70대 노년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조용필 고유의 음색, 청량하면서도 아련한 느낌을 주는 기타 연주 등이 돋보인다. ‘그래도 돼, 늦어도 돼’ ‘이제는 믿어 믿어봐/ 자신을 믿어 믿어봐’ 등의 가사도 인상적이다. 조용필은 “지난 봄 어느 스포츠 경기를 보다가 카메라가 승자만 비춰주자 패자의 마음에 공감이 가더라”며 “어떤 사람이든 이런 마음일 수 있다는 글을 직선적으로 써달라고 작사가(임서현)에게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사랑 노래가 아닌 다양한 주제의 음악을 하는 데 대해선 “내가 옛날 노래에서 위로를 받았기 때문에 나도 그렇게 해야 한다는 마음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뮤직비디오는 뉴진스와 협업해 유명해진 제작사 ‘돌고래 유괴단’이 맡아 한 편의 영화 같은 뭉클한 서사를 담았다. 조용필은 “워낙 유명한 분들이고 제가 참견할 게 아닌 것 같아 맡겨버렸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유명 해외 작곡가들과 스타 작사가 김이나·서지음 등이 음반에 참여했다.

우리나라 최고 가수의 자리를 지켜왔지만, 조용필은 매 순간이 ‘미완성’이자 ‘패배’였다고 말한다. 그는 “만족스럽다고 생각해서 곡을 내놓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털어놨다. ‘영원한 오빠’라는 수식어를 유지하는 음악적 원동력에 대해서도 “계속 배워야 한다”고 여러 차례 언급했다. 노화도 받아들이고 있다. 이날 다소 담백해진 창법에 관한 질문을 받고 “솔직히 옛날의 조용필 아니다”라며 “내 상태를 이해하고 거기에 맞게끔 해야 한다. 무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56년 간 놓은 적 없는 음악에 있어서 앞으로의 목표는 뭘까. 그는 “그냥 조금 더 노래를 할 수 있었으면, 목소리가 그렇게 됐으면 한다”며 “연습을 통해 좀 더 강한 소리가 나올 수 있게 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음악 여정을 돌아보면서는 “한마디로 도전이었다”며 “해보고 싶었던 욕망이 너무 많았다. 결국 다 이루지 못하고 끝날 것 같다”고 말했다.

수록곡 중 가장 공들인 곡으로는 ‘왜’를 꼽았다. 유일한 발라드로, 조용필 특유의 애절한 음색이 과거 히트곡을 떠오르게 한다. 그는 “수많은 곡을 냈지만 이 곡만큼 연습을 많이 한 곡은 없었다. 몇 개월은 했다”고 했다. 또 “사운드뿐 아니라 조명, 연출이 엄청나게 들어가는 곡이라 공연에서 들으면 깜짝 놀랄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11~12월 총 4회차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 콘서트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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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11년 만의 정규 음반 ‘20’을 발매한 가왕 조용필이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사하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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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발매된 가왕 조용필의 정규 20집 자켓 사진. 사진제공=Y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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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발매된 가왕 조용필의 정규 20집 자켓 사진. 사진제공=Y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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