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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2 (화)

시진핑, ‘미묘한 관계’ 푸틴 만난다…‘북한 파병’ 대화 테이블 올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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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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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가정보원이 제기한 북한의 러시아 파병설이 국제 사회에 파장을 일으킨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2일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난다. 둘의 대화에서 북한 파병 문제가 논의될지 주목된다.



22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보도를 보면, 시 주석은 이날 중국, 러시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의 모임인 브릭스 정상회의가 열리는 러시아 카잔으로 출국했다. 이번 브릭스 정상회의는 36개 국가에서 22명의 정상이 참여하는 역대 최대 규모 행사이다.



시 주석은 24일까지 러시아에 머물며 각국 정상들과 회담하고 푸틴 대통령과도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의 만남은 올해 들어서만 세 번째로, 북한의 러시아 파병설에 대해 어떤 대화가 오갈지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린다.



중국 매체인 홍콩 명보는 시 주석이 푸틴 대통령을 만나 북한과 러시아를 자제시켜야 한다는 내용의 사설을 싣기도 했다. 명보는 21일 “시 주석이 곧 푸틴 대통령과 만날 것인데, 절제를 권유하는 중국의 역할을 발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핵심 당사자인 북한과 러시아가 모두 파병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터라, 시 주석이 해당 문제를 제기하기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아 보인다. 미국 역시 해당 정보에 대해 사실 확인을 하지 않은 채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설령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관련 대화를 나눴더라도 이를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을 수도 있다.



중국은 북한 파병설에 말을 아끼고 있다. 웨이보 등 중국 주민들이 쓰는 소셜미디어에서는 해당 소식이 수 천만회 조회되는 등 관심이 높지만, 관영 매체는 한국 국정원의 발표 등 간략한 사실관계만 보도할 뿐 구체적인 분석 보도나 논평 등은 내놓지 않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모든 당사자가 긴장 완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정도의 원론적인 메시지만 내놨다.



중국이 그동안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취해온 태도를 봐도, 시 주석이 북·러 사이에 끼어들어 적극적인 훈수를 둘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중국은 겉으로나마 중립적인 태도를 취하며 미국·유럽에 견줘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미국·유럽은 러시아를 경제·외교적으로 제재하고 우크라이나에 적극적인 군사 지원을 해왔지만 중국은 러시아 편에 서면서도 노골적인 군사지원을 하지 않고, 생필품 수출과 러시아의 에너지 수입 등을 통해 러시아를 간접 지원해 왔다. 중국은 이번 전쟁의 해법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조건 없는 대화를 주장하고 있다.



중국·러시아, 북한·중국, 북한·중국·러시아의 미묘한 관계도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제한할 수 있다. 중국은 2022년 우크라이나전 발발 이후 러시아와 밀월 관계라 불릴 정도로 양호한 관계를 구축하고 있지만, 북한과는 핵전력 강화, 유엔 제재 준수 등이 뒤얽혀 관계가 썩 좋지 않다. 북·중간 소원한 관계는 북·러 밀착을 가져온 원인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런 3국 관계의 복잡한 셈법 속에, 시 주석이 아직 최종 확인되지 않은 북한의 파병설에 대해 적극적인 의견을 내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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