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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2 (화)

옷 때문에 中자금성서 쫓겨난 美디자이너…“표현 자유” vs “문화 존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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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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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유명 디자이너와 지인들이 독특하고 괴상한 메이크업과 의상으로 중국 자금성에 들어가려다 쫓겨나는 일이 벌어졌다.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패션 아티스트그룹 ‘페칼 매터’(Fecal Matter)의 릭 오웬스를 비롯한 지인들이 자금성 입구에서 사진을 찍다가 관계자로부터 퇴장해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관계자들은 이들의 복장이 ‘어둡고 이상하다’며 화장을 지우고 정상적인 복장으로 갈아입으면 입장시키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들은 이를 거절해 퇴장당하고 말았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가장 왼쪽에 있는 오웬스는 올 블랙을 입고 있어 평범해 보인다. 하지만 지인들은 얼굴을 하얗게 칠하고 독특한 디자인의 의상을 입고 있거나 눈과 입술을 검게 칠해 주변인들이 다소 놀랄 수 있는 외형이다.

자금성에서 쫓겨난 페칼 매터 측은 이같은 상황을 인스타그램 스토리로 전했다. 이들은 “관계자가 메이크업을 지우고 평범한 의상을 입으면 자금성에 들어갈 수 있다고 했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들은 이 사건에 대해 “수치스럽고 비인간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 사람들이 모두 우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한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치르는 대가”라고 했다.

자금성 측은 이와 관련해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 매체들은 자금성에 이런 결정을 옹호하고 있다.

중국 매체 베이징 데일리 신문은 “존중은 상호적인 것”이라며 “이번 상황과 같은 경우, 이들의 복장의 자유가 지켜지지 않은 것이 아니라 이들이 중국의 역사와 문화를 존중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방가르드 패션이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하지만 공공질서를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며 문화 예절에 대한 존중, 그리고 타인의 감정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자금성 관계자는 “실제로 오웬스와 그 일행들의 복장이 매우 이상해 관광객들이 이들을 흠칫흠칫 쳐다봤다”고 전했다.

많은 중국 누리꾼들도 자금성의 결정을 옹호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그들도 자신이 원하는 옷을 입을 자유가 있는 만큼, 그들을 자금성에 들여보내지 않는 것도 관계자의 권한이다” “우리가 비키니를 입고 서양의 성당이나 교회에 간다고 생각해 보라”며 페칼 메터 측을 비판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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