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두 달째 재가 안해…연임 불발 땐 수사팀 사실상 해체
'공수처가 존속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 |
(서울=연합뉴스) 김다혜 기자 =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담당 부장검사들의 임기 만료가 닷새 앞으로 다가오면서 인력 공백으로 향후 수사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2일 공수처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공수처 수사4부 이대환 부장검사와 차정현 수사기획관(부장검사), 평검사 2명의 연임안을 아직 재가하지 않았다.
공수처는 지난 8월 인사위원회를 열어 이들의 연임 적격 여부를 심사한 뒤 연임을 추천했지만, 임명 권한을 가진 윤 대통령의 결정이 두 달째 나오지 않은 것이다.
이들의 임기는 오는 27일 만료된다. 그 전에 연임 재가가 이뤄지지 않으면 자동으로 업무에서 배제된다.
공수처 관계자는 연임 재가가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 "저희도 알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공백을 예상하고 대책을 세울 수 있는 상황은 아니고 일단 재가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공수처 안팎에서는 연임이 불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조심스럽게 나온다. 이 경우 가뜩이나 인력난을 겪는 공수처의 수사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연임을 기다리는 검사 4명 중 이대환·차정현 부장검사는 평검사 1명과 함께 윤 대통령이 연루된 해병대 사건 수사를 맡고 있다.
두 사람이 임기 만료로 퇴직하면 해병대 수사팀은 평검사 1명만 남게 된다. 사실상 수사팀이 해체되는 수준이다.
이 경우 안 그래도 속도를 내지 못하는 해병대 사건 수사가 사실상 좌초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수사4부는 명태균 씨와 관련한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 사건도 맡고 있다.
이날 기준 공수처 검사 현원은 처장, 차장, 부장검사 4명, 평검사 12명 등 18명에 불과하다. 정원 25명에 크게 못 미친다.
여기에는 사직서를 냈으나 아직 수리되지 않은 박석일 수사3부 부장검사와 조만간 연임 없이 임기가 만료되는 평검사 1명도 포함돼 있다.
만약 이대환 부장검사 등 4명의 연임이 불발되고 박 부장검사 등도 퇴직하면 공수처 현원은 12명으로 정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게 된다.
공수처는 지난달 부장검사 1명과 평검사 2명의 신규 채용을 추천했지만, 이들에 대해서도 아직 윤 대통령의 임명 결정이 나오지 않았다.
이에 앞서 14일 공수처 국정감사에서는 윤 대통령이 검사들의 연임을 재가하지 않는 방식으로 독립 기관인 공수처 수사에 관여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 오동운 공수처장은 "그게 현실화한다면 그렇게 판단할 수 있지만 저희는 연임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거라고 확신한다"고 답했다.
한편 공수처는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사건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에 지난 7일 불기소 결정문과 기록 목록 등을 전달해달라고 공문으로 요청했지만, 관련 자료를 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수처는 해병대 사건을 수사한 경북경찰청으로부터도 수사 자료를 받지 못했다.
공수처는 법에 따라 검찰이나 경찰 등에 고위 공직자 범죄 관련 수사 기록 등을 제출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지만, 해당 기관이 불응하면 강제할 방법은 없다.
momen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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