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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2 (화)

[단독] 韓 "김여사 특검 걱정" 尹 "野입장 선다면 어쩔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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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81분 회동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한 대화가 오간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한 대표는 전날 윤 대통령을 만나 김 여사 특검법과 관련해 “여당 의원 수십 명을 만나 특검법 반대를 설득해 막았지만, 앞으로 상황이 더 악화될 경우 걱정이 된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했다고 한다. 이달 초 국회 본회의 재표결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의 여당 내 이탈표는 4표였다. 법안이 다시 올라오면 추가 이탈표가 나와 통과될 가능성도 있다는 뜻을 한 대표가 전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7일 명태균 의혹을 포함해 김 여사 특검법을 재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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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에 동행했던 김건희 여사가 지난 9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 왓타이 국제공항에 도착해 환영나온 라오스측 인사와 대화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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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한 대표의 발언에 윤 대통령은 “우리 당 의원님들이 위헌적인 특검법에 브레이크를 걸어준 것은 참으로 고마운 일”이라면서도 “어느 시점에 우리 의원들이 야당과 같은 입장에 선다면 그 결과에 대해선 나도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답했다고 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여당 의원들을 믿겠다는 뜻을 전한 것”이라고 말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윤 대통령은 한 대표가 김건희 여사와 관련해 ▶대통령실 인적 쇄신 ▶대외활동 중단 ▶각종 의혹 해소 등 3가지 방안을 요구했지만 모두 물러서지 않고 자신의 입장을 전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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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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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표가 대통령실 내 이른바 ‘여사 라인’으로 불리는 참모의 쇄신을 요구한 것에 대해 윤 대통령은 “나는 문제가 있는 사람은 반드시 정리한다. 한 대표도 잘 알지 않으냐”며 “구체적으로 대통령실 내 어떤 직위에 있는 사람이 무슨 문제를 야기했는지 정진석 비서실장에게 전해주면 필요한 조치를 판단하겠다”며 한 대표에게 구체적 정황을 요구했다.

김 여사의 대외활동 중단 요구에 대해선 “아내는 이미 많이 힘들어하고 있고, 대외 활동에 대한 의욕도 없는 상태라 앞으로 보면 알게 될 것”이라 답했다고 한다. 김 여사는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회동이 있던 날 열린 경찰의날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지난 2년간 김 여사가 매번 참석해 경찰 가족들을 격려했던 행사”라며 “김 여사는 사실상 대외 활동을 거의 중단한 상태”라고 말했다.

명태균 의혹과 관련해 윤 대통령은 한 대표에게 명씨와의 과거 인연을 전하며 “대선 전 명태균이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조언을 들으라는 말을 했고, 그 이후에는 인연을 딱 단호히 잘랐다”며 “하지만 아내의 경우 나와 달리 명씨를 달래려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한 자체 조사에 대해선 “이미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지 않으냐”고 답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친한계 일각에서 거론하는 ‘민정수석실 자체 조사’에 대해선 “명씨는 민간인이다. 민정수석실 조사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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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동에선 특별감찰관 임명 필요성에 대한 논의도 오갔다고 한다. 그간 국민의힘은 특별감찰관 임명을 민주당의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 문제와 연계해왔는데, 한 대표는 이와 상관 없이 특별감찰관만 임명하자는 주장을 폈다고 한다. 이에 윤 대통령은 “특별감찰관 문제는 여야가 합의해 풀어야 할 문제로 임명에 반대할 생각이 없다”는 뜻을 전했다.

두 사람은 향후 미국 대선 전망에 대한 대화로 회동을 끝마쳤다고 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회동에선 80분 내내 차분하고 진지한 대화가 오갔다.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다”며 “회동 결과가 언론에 왜곡돼 전달되는 측면이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 대표의 요구에 대통령실도 차분히 문제를 짚어보고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해결책을 마련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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