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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2 (화)

[신문과 놀자!/풀어쓰는 한자성어]朝令暮改(조령모개)(아침 조, 명령할 령, 저물 모, 고칠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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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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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래: 중국 한서(漢書) 식화지(食貨志)에서 유래한 성어입니다. 한(漢)나라 경제(景帝) 때 어사대부를 지낸 조조(鼂錯)는 황제에게 올린 논귀속소(論貴粟疏)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지금 다섯 명의 식구가 있는 농가에서 노역을 하는 사람이 두 사람을 넘지 않습니다. 그들은 농사짓는 일 외에도 나무를 해야 하고, 관청을 수리하고, 부역에 불려 나가는 등 한 해 내내 쉬는 날이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손님을 접대해야 하며, 죽은 자를 조문하고 병문안을 가야 하며, 어린아이들을 기르는 등 고초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더구나 홍수와 가뭄의 재해를 입었음에도 세금이나 부역을 부과하는 일정한 때도 정해져 있지 않아 아침에 영을 내리고 저녁에 고치는(朝令而暮改) 상황입니다. 전답이 있는 사람은 반값으로 팔고, 없는 사람은 이자가 배가 되는 빚을 냅니다. 그리고 농지나 집을 팔고, 아들과 손자를 팔아 빚을 갚습니다.” 이처럼 법령의 일관성 없음을 지적한 위 글에서 ‘조령모개’가 유래됐습니다.

● 생각거리: 조선 숙종 때 영의정을 지낸 남구만의 상소에 “지금 조정의 명령이 백성들에게 신임을 받지 못하며 국가의 기강이 날로 무너지는 데 이른 까닭은 오로지 법도와 규칙이 금방 시행되다가 금방 중지돼 한 번도 굳게 정하여 오래가는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고려공사삼일(高麗公事三日)’이란 속담은 비록 예부터 있어 왔으나 오늘날처럼 심한 경우는 없었습니다”라고 했습니다. 고려공사삼일은 중국 사람들이 고려의 정령(政令)은 사흘이면 바뀐다고 비꼰 말에서 유래한 것으로 ‘조령모개’와 같은 의미입니다.

한상조 전 청담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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