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22 (화)

‘굽네 창업주’ 홍철호 정무수석, 일감 몰아주기·편법승계 의혹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굽네치킨 창업주인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자녀들에게 알짜 사업을 넘기는 방식으로 ‘일감 몰아주기’와 ‘편법 승계’를 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굽네치킨이 가맹점주 동의 없이 부분육(원료육) 가격 변동제를 도입해 닭고기 공급가격을 높인 것도 홍철호 수석 자녀 회사의 매출을 증가시켰다.



21일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홍 수석 일가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제기했다. 굽네치킨은 도축기업 플러스원과 유통업체 크레치코를 거친 닭고기를 가맹본부인 지앤푸드를 통해 가맹점에 공급하고 있는데, 플러스원은 홍철호 수석의 지분이 98.4%에 이른다. 크레치코도 홍 수석의 자녀인 원섭·지원·경원씨의 지분이 100%인 업체다. 지앤푸드 최대 주주(68.18%)는 홍 수석의 동생 홍경호 회장이다.



김현정 의원은 “2020년 홍 수석이 21대 총선에서 낙선한 이후 기존 닭고기 유통사인 크레치코는 플러스원에 흡수합병해 없애 버리고, 자녀들의 회사였던 엔팜의 상호를 크레치코로 바꿔서 닭고기 납품권 100%를 몰아줘 닭 부산물을 취급하던 회사가 연매출 1500억원대의 중견기업으로 거듭났다”고 말했다.



크레치코의 매출액은 지난 2021년 1127억원, 2022년 1306억원, 2024년 1448억원으로 늘었다. 치킨 프랜차이즈에 닭고기를 납품하는 사업을 넘겨주는 방식으로 자녀들의 회사가 급성장한 셈이다. 가맹본부인 지앤푸드에는 홍 수석 자녀들의 지분이 없는데, 이같이 일감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창업주 일가에게 이익이 나눠졌다.



이 과정에서 굽네치킨 가맹점주들은 회사가 닭고기 변동가격제를 도입해 원가상승을 전가해 피해를 봤다고 주장한다. 지난달 굽네치킨 가맹점주들은 물가 인상으로 일시적으로 허락한 변동가격제가 가맹본부에 의해 일방적으로 확정·유지되고 있다며 굽네치킨을 운영하는 본사 지앤푸드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신고했다.



굽네치킨 가맹점주협의회가 공정위에 제출한 ‘불공정행위 검토 의견서’를 보면, 지앤푸드는 2022년 3월 가맹점주에게 ‘고정가이던 부분육(원료육) 공급가를 계육 시세 폭등에 따라 불가피하게 인상한다’는 공문을 보냈다. 같은 해 6월에도 ‘일시적 조치’라며 계육 공급가를 한국육계협회 시세에 맞췄다.



하지만 일시적 조치라는 지앤푸드의 말과 달리, 2022년 7월부터 부분육 공급가가 기존 고정가에서 변동가로 일방적으로 확정됐다는 게 굽네치킨 점주들의 주장이다. 한 굽네치킨 가맹점주는 “코로나 시기 워낙 힘드니까 점주들이 본사 상황도 살펴서 일시적으로 변동가를 하기로 했지만, 이후 아예 일방적으로 제대로 된 점주들의 동의 없이 본사는 변동가를 도입했다”며 “계육은 비싸지는데, 판매가격은 올리지 못하니 점주들 수익이 사실상 거의 줄어드는 결과가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2022년 4월 사실상 닭고기 변동가격제가 시행된 이후에 판매가격에서 원료육 구입가격 비중이 30%~40%에서 50%~60%까지 10% 이상 뛰었고 소비자 판매가격도 1000~2000원가량 올랐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닭고기 변동가격제 실시 후 가맹본사인 지앤푸드의 매출이익은 큰 변화가 없는 반면 홍 수석 자녀들의 회사인 크레치코의 매출이익은 2.2배 늘었고, 홍 수석이 소유한 플러스원은 1.8배 늘었다”며 “(굽네치킨의) 일방적인 닭고기 변동가격제 적용에 대한 불공정 행위 조사와 함께 일감 몰아주기 편법 승계와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도 즉각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해당 사건은 지금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서 조정 절차가 진행 중”이라며 “조정이 불성립되면 공정위로 이첩돼 그때 조사를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박지영 박수지 기자 jyp@hani.co.kr



▶▶권력에 타협하지 않는 언론, 한겨레 [후원하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행운을 높이는 오늘의 운세, 타로, 메뉴 추천 [확인하기]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