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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격리·강박 사망환자 유족, 양재웅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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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부천시 원미구 중동에 위치한 W진병원.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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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다이어트 약 중독 치료를 위해 부천 더블유(W)진병원에 입원했다가 격리·강박 끝에 숨진 33살 여성 고 박아무개씨 유족이 양재웅 병원장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추가 고소했다. 의료기록을 허위 작성한 의료법 위반을 넘어 사망에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는 취지다.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족을 통해 받은 고소보충의견서를 21일 보면, 유족은 더블유진병원이 응급상황에 대비해 피해자의 사망을 방지하기 위한 충분한 조치를 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며 양 원장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추가한 고소보충의견서를 부천원미경찰서에 제출했다. 그동안 유족은 주치의·간호사·간호조무사에 대해서만 유기치사·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주장해왔다.



유족은 고소보충의견서에서 의료진의 과실을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결과 사인으로 나온 ‘급성 가성 장폐색’과 관련해, 이 병원에서 투여받은 약물이 원인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장폐쇄/장폐색’(창자 막힘)이 발생할 수 있는 약물인 할로페리돌 주사·페리돌정·쿠아틴정·쿠에티서방정·올란자핀정 등이 숨진 박씨에게 처방됐을 뿐 아니라 역시 장폐색에 사용이 금지된 둘코락스 좌약도 투여했다는 것이다. 실제 피해자 박아무개씨 진료기록에는 이 약물들을 투여한 기록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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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웅 부천W진병원 원장. 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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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보충의견서에는 피해자의 응급실 이송 요청이 묵살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유족들은 피해자와 함께 같은 병원에 입원했던 2명의 환자 증언을 인용해 “피해자가 계속 119를 불러달라고 요청했으나 의료진이 이를 무시했다”, “피해자가 입원 후 3~4일이 지나자 배가 많이 아프다고 하며 응급실에 보내달라고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이 증언을 종합하면, 피해자는 입원 3~4일 뒤인 5월13~14일부터 복통을 호소했으나 응급조처나 전문치료를 할 수 있는 다른 병원으로 전원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유족은 또 양 원장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주장한다. 박씨의 어머니 임미진(60·가명)씨는 한겨레에 “딸 부검 결과 펜터민은 혈액에서 검출되지도 않았는데 양 원장이 인터뷰에서 ‘사망 원인의 본질이 펜터민 중독’이라고 언급한 것은 허위사실”이라고 밝혔다. 양 원장은 앞서 9월 한겨레 인터뷰에서 “본 사망 사고를 격리·강박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더 위험할 수 있다. 본질적인 문제는 다이어트 약이라고 무분별하게 처방되고 있는 펜터민과 에페드린의 위험성이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펜터민은 박아무개씨가 이 병원 입원 전 복용한 다이어트 약 디에타민의 성분이다.



이에 대해 양 원장을 대리하는 변호사는 한겨레에 “(유족이) 병원장에게 통상적인 지휘·감독 책임을 묻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부검 결과 펜터민이 검출되지 않았음에도 “격리·강박보다 펜터민 중독이 본질적 위험”이라 밝힌 부분에 대해서는 “병원에 입원한 뒤 펜터민을 복용하지 않았으므로 펜터민은 검출되지 않은 것이고, (환자가) 병원에서 보인 이상행동이 펜터민 중독 때문으로 추정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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