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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1 (월)

“내용 아닌 표현 과하다고…김건희 외신보도 수정 요구는 이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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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방문에 동행했던 김건희 여사가 지난 9월22일 성남 서울공항으로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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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를 ‘사기꾼’에 빗댄 체코 언론 보도에 대한 정부 대응이 이례적이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는 그간 사실관계가 틀린 경우에 오보 대응을 해왔는데, 표현까지 문제 삼은 것은 김 여사 보도가 유일하다는 것이다.



2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외신보도 대응을 하는 문체부 해외뉴스분석팀은 지난달 21일(현지시각) “한국 국가 원수가 사기꾼을 옆에 두고 있나?”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체코 일간 블레스크 기사에 대해 주체코 한국대사관에 대응을 요청했다. 블레스크가 탈세와 논문 표절,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등 김 여사의 여러 논란을 조명하며 기사 제목과 본문에서 사용한 ‘사기꾼’이란 표현 때문이다. 문체부는 외신보도 모니터링 과정에서 오보를 발견하면 그 내용을 관계기관에 공유하는데, 대응 여부와 방식은 해당 기관에서 직접 판단한다.



이에 주체코 한국대사관은 블레스크와 접촉해 “외교관계에 영향을 미칠 자극적 표현이나 사실로 확인되지 않은 사항”이라며 수정 요구를 했고, 블레스크는 해당 표현을 삭제했다. 주체코 한국대사관은 처음엔 기사 삭제를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강 의원은 문체부가 외신 보도의 표현까지 문제 삼아 대응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라고 주장했다. 2021년~올해 10월까지 문체부가 외신 오보에 대응한 내역은 15건인데, 이 가운데 김 여사 관련 보도를 제외한 14건은 모두 사실관계 정정에 관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덕수 총리 사의 표명’을 ‘윤석열 대통령 사의 표명’으로 쓰거나(독일 ‘슈피겔’), 윤석열 대통령 대신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진을 쓴 경우(터키 ‘아이든륵’)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블레스크 관계자는 앞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주체코 한국대사관의 기사 삭제 요구와 관련해 “다른 누군가에게 불편하게 들릴 수 있는 기사들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은 이해한다”면서도 “하지만 그것이 저널리즘이다”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사기꾼’ 표현은 삭제했지만 “기사의 주제와 의미는 그대로 유지된다”고도 했다.



강 의원은 “평소 사실관계 수정만 요구했던 문체부가 기사 표현이 문제라고 수정요구를 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온 정부 부처가 김건희 여사의 개인 로펌 구실을 자처하고 있다. 김건희 여사의 학력 및 경력 위조와 주가 조작 의혹은 해소는커녕 더 커지고 있는데 이에 대한 표현을 트집 잡는 것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억압이며 진실에 대한 입틀막이다”고 비판했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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