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에서 발사된 드론 공격을 19일 받은 이스라엘 카이사레아(가이사랴)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자택으로 들어가는 도로 입구가 이날 폐쇄되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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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자택이 19일 드론(무인기) 공격을 받았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소행이라고 비난한 뒤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폭격했다.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도 폭격했으며, 가자지구 당국이 어린이를 포함해 적어도 87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19일 헤즈볼라가 보낸 드론이 네타냐후 총리와 부인을 암살하려고 이스라엘 중부 도시 카이사레아에 있는 네타냐후 총리 자택 쪽으로 날아왔다고 주장했다. 총리실은 네타냐후 총리와 부인이 집에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올린 동영상 성명에서 공원을 산책하며 “오늘 나와 나의 부인을 암살하려는 이란의 대리세력(헤즈볼라)의 이 시도는 중대한 실수”라며 “이스라엘 시민들을 해치려는 어떤 자들도 무거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적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레바논에서 네타냐후 자택을 공격하기 위한 드론 3대가 날아왔고 2대는 요격됐으나 1대가 카이사레아에서 폭발했다고 전했다. 미국 액시오스는 드론이 총리 자택을 공격했으며 “(가자) 전쟁 발발 뒤 네타냐후와 관련된 목표물이 공격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날 네타냐후 총리 자택 공격을 자신들이 했다고 밝힌 곳은 없었다. 그러나 유엔 주재 이란대표부는 “이 행동은 헤즈볼라에 의해 취해진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외교부는 이스라엘이 주장하는 이란 관여 주장은 “거짓말”이라고 했다.
헤즈볼라는 성명에서 이스라엘 북부 아크레와 하이파 사이 지역에 “대규모 로켓 공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헤즈볼라는 “레바논을 방위하고, 남부 마을들에 대한 이스라엘 적들의 반복된 침략에 보복하는” 공격을 실행했다고 설명했다.
드론 공격을 받은 네타냐후 자택이 있는 카이사레아는 헤즈볼라가 로켓포 공격을 집중하는 이스라엘 북부 하이파에서 20㎞ 정도 떨어진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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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네타냐후 자택까지 드론 공격을 받은 것은 헤즈볼라의 전투 역량이 일정 정도 보전되고 있고, 이란과의 협력도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해설할 수 있다. 블룸버그는 군사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약화된 헤즈볼라가 이란의 지원이 없다면 네타냐후 자택을 포함한 이날 공격을 실행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네타냐후 자택 피격 뒤인 19일 오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공습했다. 베이루트 남부에 공습으로 거대한 연기가 피어올랐다고 영국 비비시(BBC)는 전했다. 20일에도 베이루트 헤즈볼라 정보본부를 공습했다고 이스라엘군은 밝혔다.
이스라엘은 19일 밤 가자 북부 베이트라히야에도 대대적인 공습을 가해 어린이를 포함해 적어도 87명이 숨졌다고 가자 당국이 20일 밝혔다. 수십명의 부상자 등이 무너진 건물 잔해에 갇혔다고 가자 당국은 덧붙였다.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 당국의 발표가 “과장됐다”면서도 사상자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이달 초부터 가자지구 북부에서 하마스가 다시 재조직되고 있다며 이 지역에 대한 대대적인 공습과 공격을 가해오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군은 난민촌이 있어 주민이 밀집한 자발리야 지역을 포위하고 폭격해, 전날인 18일에도 적어도 33명이 숨졌다.
이스라엘 기습공격 설계자로 알려진 하마스 수장 야흐야 신와르가 지난 16일 숨지면서 발발 1년을 넘은 가자전쟁 휴전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나오기도 했으나, 전쟁이 그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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