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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 (일)

이슈 경찰과 행정안전부

간첩 잡다 순직한 나성주, ‘올해의 경찰영웅’으로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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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희·심재호·이재현 3인도
‘2024 경찰영웅’에 이름 올려
警 “경찰정신 널리 알릴 것”


매일경제

왼쪽부터 나성주 경사, 장진희 경사, 심재호 경위, 이재현 경장. [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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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년 전 충남 부여군에서 북한의 남파 무장간첩과 교전하다 순직한 고(故) 나성주·장진희 경사가 ‘올해의 경찰영웅’으로 선정됐다. 20년 전 강력사건 피의자를 검가하다 피의자에게 피습을 당해 순직한 심재호 경위와 이재현 경장도 경찰영웅에 이름을 올렸다.

20일 경찰청은 국민의 생명을 구하다 순직한 4명을 ‘2024 경찰영웅’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2017년부터 해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헌신한 경찰관을 경찰영웅으로 선정해 업적을 기리고 있다.

나성주 경사(당시 30세)와 장진희 경사(당시 31세)는 충남 부여경찰서에서 근무했던 경찰관으로, 1995년 10월 24일 충남 부여군 정각사 인근에 무장간첩이 나타났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나 경사는 도주로를 차단하기 위해 태조봉 인근에 매복하던 중 간첩을 발견하고 총격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머리에 총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다시 눈을 뜨지 못 했다. 장 경사는 총격전 이후 산속으로 도주하는 간첩을 발견하고 끝까지 추격하다 간첩이 쏜 총탄에 맞아 현장에서 눈을 감았다.

부여 대간첩 작전 당시 북한의 남파 무장간첩 1명이 사살됐고, 1명이 생포됐다.

정부는 나 경사와 장 경사의 국가수호 정신을 기려 2계급 특진과 함께 충무무공훈장을 추서했다. 부여 대간첩 작전 전적지 현장에는 두 경찰관의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1997년 12월 경찰충혼탑이 세워졌다.

심재호 경위(당시 32세)와 이재현 경장(당시 39세)은 서울 서부경찰서 소속 강력반 형사로 근무하던 2004년 8월 1일 강력사건 피의자 이학만을 잡기 위해 서울 마포구 소재 커피숍에 출동했다.

커피숍에서 피의자를 발견한 두 사람은 신분증을 제시하며 동행을 요구했다. 이때 피의자가 휘두른 흉기에 심 경위가 쓰러졌다. 심 경위를 부축하며 피의자를 제압에 나섰던 이 경장도 피의자의 흉기에 찔려 중상을 입었다. 두 형사는 병원으로 긴급히 옮겨졌지만 끝내 순직했다.

현장에서 도주한 이학만은 사건 일주일 뒤 검거됐다. 이학만은 1심에서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받았고,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됐다.

정부는 위험한 순간에도 자신의 소임을 다한 두 형사에게 1계급 특진과 함께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두 형사의 희생은 범인 검거 등 위험직무 수행 중 사망한 공무원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환기했다. 이후 ‘위험직무 관련 순직 공무원 보상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는 등 순직자에 대한 예우·지원이 강화됐다. 또 이 사건 이후로 경찰관을 위한 테이저건 개발이 시작됐고, 경량화된 보호복이 일선에 지급됐다.

조지호 경찰청장은 “전사·순직 경찰관의 희생과 헌신에 예우를 갖추는 일은 국민만 바라보며 책임을 다하는 경찰관들의 사명감과 자긍심의 토대를 닦는 일”이라며 “선정된 경찰영웅의 추모 조형물을 올해 말까지 건립하고, 참된 경찰정신과 업적을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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