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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9 (토)

'40년 조용한 선행' 홍라희 전 관장, 적십자 인도장 금장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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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적십자사, 홍 전 관장에 '적십자 인도장 금장' 수여

1981년부터 매해 한센인 거주지 찾아 조용한 봉사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이 대한적십자사로부터 ‘적십자 인도장 금장’을 수상했다. 40여년간 매해 한센인 거주자를 찾아 봉사하는 등 ‘조용한 선행’을 이어온 공로를 인정 받았다.

홍 전 관장은 1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대한적십자사 창립 119주년 기념식에서 김철수 대한적십자사 회장으로부터 ‘적십자 인도장 금장’을 받았다. 이는 인도주의 이념 구현과 적십자 사업 발전에 공헌한 개인이나 단체에 수여하는 상이다.

대한적십자사는 “지난 1990년부터 34년간 여성봉사특별자문위원으로서 봉사원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훈련비 지원과 재난구호 및 사회봉사 관련 기부로 나눔을 실천해온 공로로 홍 전 관장에게 상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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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오른쪽)이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대한적십자사 창립 119주년 기념식에서 김철수 대한적십자사 회장으로부터 ‘적십자 인도장 금장’을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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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전 관장의 조용한 선행은 4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지난 1981년 한센병 환자 거주 지역인 성(聖)라자로마을을 찾아 지원한 게 대표적이다. 1980년 여성 불자 모임인 불이회가 주관한 한 강연에서 “한센병 환자들이 쓴 약을 먹는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게 계기였다. 홍 전 관장은 이듬해 1월부터 매년 마을을 찾아 한센인들이 1년 동안 먹을 수 있는 참기름, 식용유, 햄, 과일 등 선물을 전달했다. 또 만두와 떡국을 끓여 먹을 육수, 떡 등을 기부했다.

성라자로마을돕기회 상임고문인 봉두완 전 의원은 과거 한 언론 인터뷰에서 “(홍 전 관장이)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의 생일인 1월 9일만 되면 조용히 봉사활동을 하고 갔다”며 “많은 이들이 후원하다가 말다가 했는데 홍 여사는 한해도 거르지 않았다”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홍 전 관장은 2016년 출범한 대한적십자사 고액 기부자 모임이자 미국, 영국 등 주요 선진국 적십자에서 각각 운영 중인 한국 ‘레드크로스 아너스 클럽(RCHC)’ 창립 회원이다. 레드크로스 아너스 클럽은 해외 적십자와 교류를 통해 국내 나눔 문화 확산에 기여하고 대한적십자사의 인도주의 사업을 알리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건희 컬렉션’ 역시 홍 전 관장 나눔 의지가 담긴 사례로 꼽힌다. 이 선대회장 유가족들은 2021년 개인소장 미술품 2만3000여점을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기증했다. 홍 전 관장은 당시 “소중한 문화유산을 국민들에게 돌려드려야 한다는 고인의 뜻이 실현돼 기쁘다”고 했다. 홍 전 관장은 아울러 올레재단에 2007년부터 총 3억원을 기부하며 제주 올레길이 세계적인 관광지가 되는데 힘을 보탰다. 홍 전 관장은 2011년부터 제주에서 재배한 농산물을 구입해 농민들을 돕고 있다.

이날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역시 단체에 주어지는 적십자 인도장 금장을 수상했다. 대한적십자사는 “1993년 장애인 보조견 개념을 국내에 처음 도입해 현재까지 300마리의 안내견을 양성하고 시각장애인에게 무상으로 기증해 시각장애인의 이동권 향상에 기여해왔다”고 밝혔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이 선대회장과 홍 전 관장의 나눔정신을 담은 곳이다. 홍 전 관장은 지난해 경기 용인시에서 열린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30주년 기념식에 이재용 회장과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홍 전 관장은 30주년 기념식에서 “선대회장님이 생전에 굉장히 관심을 두고 노력하던 사업”이라며 “기념식을 봤으면 참 좋아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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