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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입에서 나온 '우크라 핵무장론'…EU는 술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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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부다페스트 각서 실패 설명하려고 핵 무장 언급한 것" 문제 발언 철회

머니투데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각)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본부에서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공동 기자회견하고 있다./AP=뉴시스 /사진=민경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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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 가입할 수 없다면 핵 무장에 나서겠다는 뜻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전했다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키이우포스트·키이우인디펜던트 등 우크라이나 매체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지난 9월 트럼프 전 대통령과 회담할 때 이 같은 뜻을 전달했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회담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동맹이 필요하다. 나토 외에 다른 동맹은 생각할 수 없다"며 "동맹에 가입하지 못한다면 우크라이나는 보호수단으로서 핵 무기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정당한 주장"이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우크라이나는 1991년 소련 붕괴로 독립할 때까지만 해도 핵 탄두 1700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70발을 보유한 세계 3위 핵 무장 국가였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자발적으로 핵 무장 포기를 선택했고, 3년 뒤 미국·영국·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독립을 보장하는 대신 우크라이나가 핵 무장을 포기하기로 하는 부다페스트 각서를 채택했다.

현 시점에서 부다페스트 각서는 외교 실패라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지난해 아일랜드 매체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계속 핵 무기를 가지고 있었다면 러시아가 이처럼 어리석고 위험한 일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가 비핵화를 선택하도록 설득한 것에 대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EU회담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부다페스트 양해 각서 때문에 우크라이나가 핵 방패를 잃은 꼴이라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핵 무장을 직접 거론하자 회담장은 술렁였다. 얼마 뒤 젤렌스키 대통령은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공동 기자회견에서 핵 무장 발언을 철회하겠다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핵 무기를 개발하거나 그에 준하는 일을 한다는 이야기를 한 번도 한 적이 없다"며 "부다페스트 각서가 우크라이나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점을 설명하려고 언급한 것"이라고 했다. 뤼터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를 나토에 가입시킬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지만 구체적인 일정,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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