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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韓 풍력 대기업이 노르웨이 대신 부산 기업 택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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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BW 2024]"한국산 쓰는 게 비용 낮추고 납기 개선"

머니투데이

문성호 SK오션플랜트 SCM 본부장이 1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그린비즈니스위크 2024' 해상풍력과 상생-공급망과 지역사회 컨퍼런스에서 '해상풍력 산업 생태계 조성'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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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SCM(공급망관리)은 계약이나 지급관리 위주였으나, 이런 반복적 일은 인공지능(AI)으로 대체되고 이제는 위험관리와 공급망관리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 됐습니다."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제조업체 SK오션플랜트에서 공급망관리를 담당하는 문성호 SCM 본부장은 1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그린 비즈니스 위크 2024' 2일차 세션 '해상풍력과 상생-공급망과 지역사회'에서 '해상풍력 산업 생태계 조성'을 주제로 발표하며, 해상풍력 산업에서도 공급망 다각화가 위험분산으로 직결된다고 했다.

SK오션플랜트는 무게 2200톤, 높이 약 100미터의 초대형 구조물인 재킷(하부구조물의 일종)을 만드는 기업으로 대만에서 4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문성호 본부장은 SK오션플랜트가 이 재킷에 들어가는 부품 및 하위 구조물을 국산화해 왔다고 소개했다.

통상 외국계인 해상풍력 개발사는 유럽 소재 설계회사에 설계를 맡기며, 이 설계회사들을 통해 개발사는 발주처 승인벤더목록(AVL)에 등록된 특정 기업들의 제품만을 쓰도록 SK오션플랜트 같은 공급망 상위 기업들에게 요구한다. 목록에는 유럽 기업들이 많은데, SK오션플랜트가 국내 기업들을 발굴하고, 품질과 안전관리, 오디트(Audit) 제출 등의 과정을 거쳐 발주처 승인을 얻어 이 목록에 한국 기업들을 등록시켜 온 것.

대표적으로 하부구조물과 타워를 연결하는 부분에 쓰이는 'GRP(유리섬유 강화플라스틱) 그레이팅' 업체를 독일 기업에서 충북 제천 소재 근영실업으로 전환했고, 알루미늄 아웃피팅 기업은 폴란드 기업에서 부산 소재 엠알테크로 변경했다. 트랜지션피스 도어는 노르웨이 기업에서 부산소재 기업인 에스텍으로 협력사를 옮겼다.

SK오션플랜트가 이 같은 노력을 해 온 이유는 자사의 사업에 유리하기 대문이다. 문 본부장은 이 같은 공급망 국산화가 자사의 "비용과 납기(delivery)를 개선한다"고 했다. 유럽산보다는 한국산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데다, 운송에 드는 비용 및 부품을 조달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도 더 줄어든다. 자사 이익과 위험관리 측면에서 국내 협력사들이 늘어나는 게 더 유리하다는 의미다.

지난해 10월 출범시킨 해상풍력 얼라이언스도 이런 배경 속에 마련됐다. 이 얼라이언스는 부품 제조, 절단이나 도정 등의 공정, 장비 공급 총 24개의 협력사들과 체결했다. 이 협력사들에게 무이자 자금 지원을 하거나 기술지원을 하는 등의 협력으로 생태계를 조성하는 게 목적이다.

문 본부장은 이렇게 협력사들과의 생태계를 확대하고 관리하는 게 자사와 협력사 모두에게 이익을 가져다주며, 한국의 해상풍력 시장이 커질 경우 이러한 시너지가 더 확대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아직 글로벌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태동하기 전인 부유식 해상풍력 시장이 커지면 한국 중소 기업들에게도 기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일본 안에 하부구조물을 만드는 기업이 많지 않아 한국이나 중국 기업으로 눈을 돌릴 것"이라 했다.

문 본부장은 "한국의 하부구조물은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데, SK오션플랜트 홀로는 안되고 협력사들이 함께 해상풍력 사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상생하는 관계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권다희 기자 dawn27@mt.co.kr 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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