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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일 히로시마 피폭단체들 “일 총리, ‘핵 공유’ 말하며 비핵 3원칙 흔들어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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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지난 12일 일본 반핵 단체 ‘일본원수폭피해자단체협의회’(피단협)의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이 결정된 뒤 시민들이 히로시마평화기념관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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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히로시마에 있는 히로시마조선인피폭자협회와 한국원폭피해자대책특별위원회 등 원폭피해자단체 7곳이 17일 일본 히로시마 일본 반핵 단체 ‘일본원수폭피해자단체협의회’(니혼히단쿄·피단협)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환영하는 공동 성명을 냈다.



한반도 출신 피폭자 단체와 일본 피폭자 단체들은 입장문에서 ““원폭 피해자들이 ‘핵무기를 없애라’, ‘다시는 핵무기를 만들지 말라’고 호소해 온 것에 대해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육체적 고통과 아픈 기억을 평화의 노력으로 살려낸 모든 피폭자들을 기리고 싶다’고 수상단체 선정 배경을 밝혔다”며 “모든 피폭 피해자들과 함께 기뻐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단체들은 “이들은 폐허를 딛고 일어서 서로 격려하며 돕는 모임을 각지에서 만들었고, 결국 히로시마피폭자단체협의회가 전국 조직인 일본피해자단체협의회로 결성된 게 원폭 피해(1945년 8월)가 일어난 지 11년 뒤의 일”이라며 “살아가기조차 바쁜 일상 속에서 손수 도시락을 싸서 활동에 나섰던 앞세대들을 떠올리게 된다”고 되돌아 봤다.



이들은 피폭자들이 오랜 시간 사회의 편견과 차별을 당해왔다면서도, 다른 피폭자들을 지원하는 동시에 반핵 활동에 힘써온 개인과 국내외 단체들의 수십년 노력이 피단협의 노벨평화상 수상이란 결실로 이어진 것이라며 함께 기뻐했다. 또 이들 단체는 “피폭 피해자들이 햇빛이 닿는 곳으로 나올 수 있도록 지원하고, 전세계로 번진 원수폭금지활동 역시 수많은 풀뿌리 운동 덕분이란 사실을 잊어선 안된다”고 당부했다.



특히 단체들은 2017년 유엔 총회에서 채택돼 4년 뒤 발효된 지금의 핵무기금지조약(TPNW)이 이런 풀뿌리 단체들로부터 시작된 운동의 결정체이자, 이번에 노벨평화상을 (피폭 피해자 단체가) 받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피폭자 단체가)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또다른 이유는 현재 전쟁을 치르고 있는 러시아와 이스라엘이 핵무기와 관련한 위협을 하며 전쟁을 이어가고 있고, 다른 세계 역시 핵 전쟁의 위험을 타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전쟁을 멈춰라’, ‘핵무기를 사용하지 말라’는 피폭자들의 호소를 인류 모두가 새겨달라는 염원도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일본에서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핵 공유’ 등을 주장하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단체들은 “현재 핵 보유국들은 핵무기 금지조약을 계속 무시하고, ‘유일한 피폭국’(일본)은 핵 억지론을 추종하고 있다”며 “일본의 이시바 총리는 ‘핵 공유’까지 언급하며 비핵 3원칙을 흔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은 “일본이 평화 외교력을 강화하고 (핵무기 금지) 조약에 참여해 핵 보유국들을 (핵 폐기로) 유도하는 구실을 하지 않으면 국제적 명예와 기대를 저버리는 일이 될 것”이라며 “우리에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피폭 80년을 앞둔 상황에 살아있는 동안 끝까지 반핵을 호소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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