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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선거와 투표

투표 때마다 반복되는 '노인 실어 나르기' 논란…처벌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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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총선 때 유사 사례 2명 입건 후 송치…검찰은 기소유예

연합뉴스

지난 4월 총선 투표 당시 승합차에서 내린 노인들
[더불어민주당 조택상 당시 중구강화옹진 후보 캠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10·16 재보선 투표일에 '노인 유권자 실어 나르기' 신고가 잇따라 처벌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인천 강화경찰서 등에 따르면 강화군수 보궐선거 본투표가 진행된 전날 불법 투표 의심 신고 4건이 잇따라 경찰에 접수됐다.

신고자들은 "누군가가 유권자들을 차량에 태워 투표소까지 실어 나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사전투표가 진행된 지난 11일에도 강화군 송해면과 양도면 등지에서 유사한 신고 12건이 경찰에 접수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유권자 실어 나르기' 의혹을 제기하며 언론 매체에 관련 사진도 제공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농어촌 지역 특성상 어르신들의 투표가 보수 정당에 유리할 수 있어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한다는 시각이 있다.

경찰은 신고가 접수된 만큼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토대로 차량번호를 확인해 사실관계를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전투표 당시 신고된 12건과 어제 신고된 사건들 모두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면서도 "사실관계를 정확히 조사한 뒤 판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민주당 인천시당이 지난 11일 '유권자 실어 나르기' 의혹을 제기하면서 공개한 사진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온라인에서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차량 편의를 제공하는 행위를 처벌까지 해야 하느냐는 여론도 있다.

그러나 투표하게 할 목적으로 유권자를 차량에 태워 투표소까지 실어 나르는 행위는 공직선거법상 금지된다.

앞서 지난 4월 총선 때도 강화도에서 노인들을 투표소까지 승합차 등으로 태워준 노인보호센터 대표 A씨와 마을 이장 B씨가 '노인 실어나르기' 신고 때문에 경찰 조사를 받았다.

A씨는 논란이 일자 노인보호센터 블로그를 통해 "사전투표 날에 원하는 어르신들만 투표할 수 있게 도왔다"며 "단지 거동이 불편하고 혼자 다니면 사고 위험이 있는 분들이 안전하게 투표하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 센터가 특정 정당을 위해 어르신 투표권을 악용하고 있는 것처럼 호도돼 너무 억울하다"며 "다른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호소했다.

B씨도 A씨와 비슷하게 마을 노인들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투표소까지 이동할 때 차량을 직접 운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은 A씨와 B씨 모두 선거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하고 불구속 입건한 뒤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차량으로 유권자들을 투표소까지 옮겨주는 행위는 명백한 선거법 위반"이라며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검찰에 송치했다"고 말했다.

다만 인천지검 형사6부(최종필 부장검사)는 A씨와 B씨 모두에게 기소유예 처분을 했다.

기소유예는 범죄 혐의가 인정되더라도 범행 동기나 이후 정황 등을 고려해 재판에 회부하지 않고 선처하는 처분이다.

검찰 관계자는 "A씨와 B씨의 행위는 선거법 위반이어서 처벌 대상"이라면서도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없었고, 검찰 시민위원회 의견도 참고해 기소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천시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이번 강화군수 보궐선거 때도 장애인을 비롯해 노인과 임신부 등이 편하게 투표할 수 있도록 차량을 지원했다"며 "선관위가 공식적으로 지원하는 차량이 아닌 개인 차량으로 투표소까지 데려다주면 선거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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