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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이스라엘, 레바논 유엔평화유지군 또 공격···시청 공습해 시장 포함 16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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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16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 나바티예의 건물이 이스라엘 공습을 받아 무너져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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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남부에서 헤즈볼라를 상대로 지상전을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군이 16일(현지시간) 레바논 주둔 유엔평화유지군(UNIFIL·유니필)을 또 공격했다.

UNIFIL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군 탱크가 레바논 남부 크파르 켈라 인근에 주둔한 유엔군 감시탑을 향해 포탄을 발사했으며 이로 인해 감시탑과 감시 카메라 2대가 파손됐다고 밝혔다.

UNIFIL은 “우리는 다시 한번 UNIFIL 부대에 대한 직접적이고 고의적인 발포를 목격했다”면서 “이스라엘군과 모든 행위자에게 유엔 직원의 안전을 보장하고 유엔 건물의 불가침을 존중할 의무가 있음을 거듭 밝힌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최근 UNIFIL의 감시탑과 감시 카메라, 통신 장비 등을 집중 공격해 왔다. 이는 해당 지역에서 이스라엘군의 국제법 위반 행위에 대한 유엔군의 감시를 불가능하게 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스라엘군은 UNIFIL 건물을 표적으로 삼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내고 “지난 수년간 헤즈볼라는 UNIFIL 기지 내부와 인근에 건설된 시설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계획하고 단행해 왔다”며 “UNIFIL 시설과 병력은 우리의 표적이 아니며 모든 사건을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이스라엘군은 지상전 과정에서 UNIFIL 대원들까지 공격해 논란을 일으켰고, 지난 13일엔 UNIFIL 기지 정문을 탱크로 부수고 강제 진입해 국제사회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그러자 이스라엘은 기지 인근에 있는 헤즈볼라 땅굴을 언론에 공개하며 유엔 기지가 헤즈볼라의 ‘방패’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 이스라엘은 작전 지역에서 UNIFIL이 방해가 되고 있다며 해당 지역에서 철군할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 유엔 기지가 ‘헤즈볼라 방패’라는 이스라엘···평화유지군 기지 탱크로 부수고 강제진입
https://www.khan.co.kr/world/mideast-africa/article/202410141647001


이스라엘의 연이은 공격에 UNIFIL에 자국군을 파견한 유럽연합(EU) 16개국은 이날 국방장관 화상 회의를 열고 “이스라엘에 최대한의 정치적, 외교적 압력을 행사하겠다”는 공동 의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등 화상회의에 참가한 EU 16개국은 50개국에서 온 1만여명의 UNIFIL 병력 중 3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도 이날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과의 통화에서 유엔군과 레바논 정부군의 안전을 위한 조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미 국방부는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엿새 만에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공습을 재개하는 등 레바논 전역에 대한 공습도 이어갔다. 특히 이날 공습은 미국이 베이루트 공습에 우려를 표명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뤄졌다.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 나바티예를 겨냥해 11차례 폭격을 단행했다. 특히 나바티예 시청사를 공습해 구호 상황에 대한 회의를 진행 중이던 아마드 카힐 시장과 구호 관계자 등 16명이 사망하고 52명이 다쳤다. 이는 전쟁 발발 후 레바논 국가기관에 가해진 최대 규모 공습이었다.

레바논 정부는 “이스라엘의 공격이 헤즈볼라에서 이제 레바논 국가 전체로 확대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반발했다. 아랍권 22개국으로 구성된 아랍연맹도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의 공습은 민간인과 주요 기반 시설을 겨냥한 무차별적인 공격”이라며 “잔인한 가자지구 시나리오를 레바논에서 재현하려는 계산된 시도의 일환”이라고 비판했다.

국제사회의 휴전 요구가 빗발치고 수세에 몰린 헤즈볼라 역시 휴전을 원하고 있으나, 이스라엘은 휴전 협상을 하더라도 공격을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갈란트 장관은 이날 “헤즈볼라는 지금 큰 곤경에 처했다”면서 “우리는 오직 포화 속에서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통화에서 “레바논의 안보 상황을 바꾸지 않고 레바논을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일방적인 휴전에 반대한다”고 못 박았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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