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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한동훈, 용산관계 주도권”…독대서 ‘김건희 해법’ 압박 수위 더 올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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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지난 7월 윤석열 대통령(오른쪽)과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나선 한동훈 후보가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자유총연맹 창립 제7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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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세가 강한 지역임에도 ‘김건희 리스크’ 등의 영향 탓에 “뚜껑을 열어 봐야 안다”고 했던 16일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가 국민의힘 승리로 싱겁게 끝났다. 선거 기간 이 지역을 5차례 방문하며 선거를 진두지휘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김 여사 문제 해결을 압박한 한동훈 대표는 한숨 돌리게 됐다. 하지만 ‘명태균 파문’으로 김 여사 문제가 더 커지면서, 윤 대통령과의 긴장과 갈등은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음주 초로 예정된 독대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날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윤일현 국민의힘 후보는(61.03%)는 김경지 더불어민주당 후보(38.96%)를 꺾었다. 인천 강화군수 보궐선거에서도 박용철 국민의힘 후보(50.97%)가 한연희 민주당 후보(42.12%)를 누르고 당선됐다. 애초 두 지역은 모두 국민의힘 지지 성향이 매우 강한 지역으로 낙승이 예상됐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에 더해 선거 기간에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이 터지고, 그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김 여사와 주고받은 메시지까지 공개하는 등 파문이 확산하면서 여권에 위기감이 번졌다. 특히 금정구청장 선거는 민주당이 조국혁신당과 후보 단일화까지 이루면서 “위험하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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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일현 국민의힘 금정구청장보궐선거 후보가 16일 오후 부산 금정구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유력해지자 꽃다발을 걸고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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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선거 결과는 기존과 달라진 게 없었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당직을 맡은 한 의원은 “명태균발 의혹이 터지면서 오히려 보수층이 더 결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역 상황을 잘 아는 민주당의 한 의원은 “금정구는 지역 정서의 벽이 높은 곳이라, 윤석열 정부에 등을 돌린 민심이 민주당이 아니라 투표 포기로 간 것 같다. 두 당의 기존 지지층만 결집한 결과”라고 말했다.



조국혁신당과의 단일화 효과도 미미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총선에서 금정구는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이 득표율 56.62%로, 43.37%를 얻은 박인영 민주당 후보를 이겼는데, 이번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득표율은 더 오르고 민주당 득표율은 더 떨어졌다.



친한동훈계는 한 대표의 ‘개인기’로 대통령실발 악재를 돌파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친한계 한 의원은 “한 대표가 부산에 가서 살다시피하면서 선거를 이끌었고, 용산 이슈 등 상당히 어려운 환경에서도 한 대표의 인기가 선거 승리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 의원도 “한 대표가 용산에 쓴소리를 하면서 국민들이 ‘그래도 여당이 좀 변하려고 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지 않았겠나”라고 말했다. 한 대표가 지난 9일 ‘김 여사 공개 활동 자제’ 요구를 시작으로 검찰에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과 관련한 “납득할 만한 결과 촉구”, 대통령실 내부 ‘김건희 라인’ 정리 요구 등을 거듭해 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친윤석열계에선 “당연히 이길 곳에서 이긴 것일 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친윤석열계 영남 의원은 “이기면 한동훈 공이고, 지면 윤석열 책임이냐. 한 대표가 경험이 없으니 선거 때 대통령이나 공격한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또다른 친윤계 의원은 “지역구 현역인 백종헌 의원이 조직력을 가동해 이긴 것일 뿐, 선거도 안 해본 한 대표의 공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렇게 갈등의 골이 깊은 터라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관계도 쉽게 회복되긴 어려워 보인다. 한 대표는 대통령실이 ‘다음주 초’라고 예고한 윤 대통령과의 독대에서도 김 여사 문제 해결을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선거 결과가 나온 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국민의 뜻대로 정부여당의 변화와 쇄신을 이끌겠다”고 했다. 친한계에선 이번 선거를 계기로 “당내 리더십이 흔들리지 않고, 대통령실과 문제를 조율하는 데서도 주도권을 쥐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반면 영남 중진 의원은 “대통령 임기가 2년 반이나 남았는데, 대통령과 각을 세운 일은 역대 없었다. 이건 정부와 여당이 함께 망하자는 얘기”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선거 결과와 관련해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았다.



서영지 손현수 신민정 전광준 기민도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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