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30년된 헌법재판관 목각의자 대신 새로 교체된 9개의 재판관 의자가 놓여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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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출신인 정 원장은 1998년 임관했으며, 진보 성향으로 분류된다. 서울 중앙지법 형사합의부 부장판사를 거쳐 헌법연구관을 지내는 등 경험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 중앙지법 부장판사 재직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다스 비자금 횡령 사건 1심을 맡아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광주 출신인 김 판사는 1997년 임관해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냈다. 판사 생활 대부분을 광주에서 했다. 법조계에선 진보 성향으로 알려졌지만, 판결은 균형감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민주당 관계자는 “헌재 구성에서 지역 균형의 측면도 고려했다”고 전했다.
한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출신인 이석태 전 헌법재판관도 물망에 올랐지만, ‘정치적 성향’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현직 판사 쪽으로 기울었다고 한다.
17일 임기가 만료되는 헌재 재판관은 국회가 추천한 이종석 헌재소장(자유한국당 추천)과 이영진(바른미래당 추천)·김기영(민주당 추천) 재판관 등 총 3명이다. 민주당은 3인 중 2인을 추천한다는 입장이다. 통상 여당 추천 1인, 야당 추천 1인, 여야 합의 1인 등 3인을 정하는 것이 관례이지만, 법적 강제성은 없다는 게 민주당 측 주장이다.
국민의힘은 이종석 소장을 여당 몫 헌법재판관 후보로 다시 추천할 방침이지만 민주당 측은 수용 불가 입장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대통령의 친구라서 연임을 시켜준다는 것”이라며 “본회의에서 반드시 부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장은 윤 대통령과 서울대 법대 동기다. 민주당은 지난달 26일에도 국회 본회의에서 여당이 추천한 한석훈 국가인권위원 선출안을 부결시켰다.
이종석 헌법재판소장이 11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헌법재판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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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선 이 소장이 2018년과 2023년에도 여야 합의로 헌법재판관과 헌재소장에 임명된 만큼 민주당 주장이 정파적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법조계에서는 3인 퇴임 후 남는 헌재 재판관 6인의 인적 구성을 보수 성향 2인(김복형·정형식), 중도 2인(김형두·정정미), 진보 2인(문형배·이미선) 구도로 보고 있다. 지금 여야 추천대로 헌법재판관이 새로 임명되면 헌법재판소는 보수 3인, 중도 2인, 진보 4인으로 진보 우위가 된다.
다만 국회가 선출한 헌법재판관(3명)은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여야의 합의가 없으면 한동안 6인 체제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3월에도 최민희 국회 과방위원장이 야당 몫의 방송통신위원 후보자로 추천됐지만, 윤 대통령이 7개월 넘게 임명하지 않자 11월 스스로 사퇴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헌재가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의 탄핵소추 심리 등을 맡고 있는 만큼 여권이 2인 추천권을 쉽사리 내줄 것 같지 않다. 신경전이 한동안 지속할 것”이고 분석했다.
김정재 기자 kim.jeongj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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