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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 (토)

시각장애인, 눌러도 '말 없는 키오스크'에 힘겨운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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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15일)는 시각장애인의 날, '흰 지팡이의 날'이었는데요. 요즘 시각장애인들은 ‘키오스크’를 만났을 때 가장 난감하다고 합니다. 어디를 눌러야 할지 모르겠고 음성 안내도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요.

이은진 기자입니다.

[기자]

[{왼쪽으로.} 휴진데? {휴지 위쪽.} 아 여기 벽에 붙어있구나. 되게 작네요.]

키오스크가 어딨는지 찾는 것부터 쉽지 않습니다.

[이게 무슨 결제화면인가요? {오징어 묵은지전, 19000원.}]

눌러도 소리가 안 나니, 옆에서 사람이 일러주지 않으면 뭘 골랐는지 알 도리가 없습니다.

[이연경/시각장애인 활동가 : 그냥 손으로 만졌을 때는 커다란 거울과 같이… 커다란 유리벽 같은 그런 느낌이었던 것 같아요.]

음성안내 키오스크가 설치된 패스트푸드점은 그나마 좀 낫습니다.

[이어폰 잭에 소지하신 이어폰을 꽂으세요…]

방향키를 움직일 때마다 메뉴를 읊어줍니다.

[{더블 불고기 버거. 세트 선택. 단품 선택.}]

그래도 햄버거 하나 주문하는 데 10분이 걸렸습니다.

[이연경/시각장애인 활동가 : 줄이 금방 길어지는데 그런 것들이 이제 좀 민폐를 끼치지 않을까…]

인건비 부담을 덜기 위해 작은 식당들도 앞다퉈 들여놓으며, 키오스크는 지난 4년 사이 3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시각장애인들도 적응을 해야 밥 먹고, 영화표 끊는 일상을 보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교육도 생겼는데,

[이민환/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 노인복지팀장 : 기계들이 소리를 다 말해주면 좋은데, 말해주는 기계가 아직까지는 적어요.]

음성안내 키오스크가 전체 10대 중 1대에 불과한 현실은 벽입니다.

매장마다 장애인 친화 키오스크를 최소 한 대는 놓도록 법은 바뀌었지만 유예기간까지 따지면 음성안내 기계 보급은 2026년에야 이뤄질 걸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신승규 조용희 / 영상편집 정다정 / 영상디자인 신하경]

이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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