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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금)

중국 증시 불장인데 펀드는 환매 속출…개미 탈중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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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중국주식 펀드 기간별 설정액 증감 및 수익률/그래픽=윤선정



최근 중국 증시의 급격한 반등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탈중국 행보는 계속된다. 장기간 저조한 수익률에 지친 투자자들이 최근 증시 반등을 매도 기회로 판단한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중국 정부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이 증시에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으로 보면서도 단기 변동성에는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15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국내 중국주식 펀드의 설정액은 8조5027억원으로 최근 1개월 동안 3227억원이 감소했다. 이 기간 중국주식 펀드의 수익률은 29.83%로 주요 국가별 펀드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자금 유출은 이어졌다. 국내 중국주식 펀드는 올해 들어서만 1조원 가량 환매가 이뤄졌고 최근 1주일 동안에도 1344억원의 투자금이 순유출됐다.

중국 증시의 반등이 대세 상승보다는 단기 변동성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현금화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대규모 부양책 덕분에 반등하긴 했지만 그 이전까지 중국 증시는 수 년 동안 박스권에 갇힌 답답한 행보를 이어왔다. 상해종합지수는 2015년 고점을 찍고 하락한 이후 9년 간 박스권을 유지했고 홍콩 항셍지수 역시 2018년 이후 하락세가 지속 중이다.

중국펀드의 장기 성과는 대부분 마이너스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 3년 간 중국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26.23%를 기록했고 5년 수익률 평균은 -1.6%로 나타났다. 이 기간 코스피 수익률(-12.22%, 26.89%)뿐 아니라 글로벌 증시 수익률에도 못 미친다. 장기간 이어진 경기침체와 성장률 하락은 증시 수익률에도 영향을 미쳤다. 오랫동안 투자금이 묶였던 투자자들은 최근 증시 반등을 매도 기회로 삼았다.

중국 증시의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들도 늘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개인은 미국 증시에 상장한 ETF(상장지수펀드)인 '디렉시온 데일리 FTSE 차이나 베어 3X 셰어즈'(Direxion Daily FTSE China Bear 3X Shares, 티커 YANG)를 3100만달러 어치(422억원) 순매수했다. 이 기간 해외주식 중 9번째로 많은 순매수 규모다. 이 ETF는 FTSE 중국50 지수 일일 수익률의 역으로 3배를 추종하는 인버스 레버리지 상품이다. 최근 중국 증시 반등이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하락시 수익이 나는 레버리지 상품에 베팅한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중국 증시의 반등이 정부 정책에 의한 것인 만큼 부양책의 강도와 지속성이 중요하다고 본다. 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해 단기 변동성에는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지만 부양책이 제대로 효과를 낸다면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중국 정부의 부양책은 정책 당국의 위기 인식과 경기 부양 의지가 연속적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 강력하다"며 "중국 증시는 시간이 지날수록 급등과 과열이 아닌 완만한 상승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를 이끄는 레이 달리오는 중국의 부양책에 대해 '아름다운 디레버리징(부채 감축)'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레이 달리오는 지난달 30일 링크드인 게시물을 통해 "중국 정책당국의 이번 조치는 2012년 유럽 재정위기를 구했던 유럽중앙은행(ECB)의 조치만큼 파급력을 지녔다"며 "최근 중국 정책의 변화가 자산 가격을 크게 자극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국내 개인 투자자와는 달리 글로벌 자금은 중국펀드로 대거 몰렸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글로벌 주식형 펀드 중 중국펀드로의 주간 자금 순유입은 388억달러(전체 순자산가액 대비 7.1%)를 기록했는데 이는 2015년7월 이후 최고치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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