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3 (월)

[사설] 北 경의선·동해선 폭파, 국지 도발 대응태세 빈틈없어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남북 육로 단절, 정상회담 성과 제거

金, 군 수뇌부 첫 소집 추가도발 예고

초당적 대처와 한·미·일 공조 긴요

세계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악화일로다. 북한이 어제 경의선과 동해선 남북 연결도로 일부 구간을 폭파해 남북 육로를 완전히 단절시켰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격인 국방·안전협의회를 처음 소집해 강경한 정치·군사적 입장을 표명했다. 북한이 한국 무인기의 평양침투를 주장한 지 사흘 만에 김 위원장이 전면에 나서 추가적 군사도발을 예고한 것이어서 우리 군의 비상한 대응이 요구된다.

경의선·동해선 폭파는 남북교류협력의 상징물을 파괴해 김정은의 ‘남북 단절’, ‘적대적 두 국가’ 선언을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의도가 짙다. 이전에도 남북관계 경색 때마다 금강산 관광시설과 개성공단 내 남북연락사무소 등을 폭파·철거했다. 김대중·노무현·문재인정부 시절 남북 정상회담의 성과를 지워 남남갈등을 유발하려는 계산도 깔려있을 것이다. 북한의 도발 폭주는 여기서 멈출 것 같지 않다. 북한은 이미 휴전선 부근 8개 포병여단을 사격대기 태세로 전환했다. 북한이 남측을 향해 포격을 가할 경우 국지적 교전으로 비화할 수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북한의 지원을 받는 러시아 외무부는 “북한 영토가 남한 무인기들의 유례없는 공격을 받았다”며 “북한에 대한 주권침해이자 내정간섭”이라고 북한 편들기를 노골화했다. 러시아는 지난 6월 북한과 군사동맹수준으로 관계를 강화한 북·러조약 비준작업에 돌입한 상태다. 북한이 러시아의 뒷배만 믿고 위험천만한 군사도발을 감행하지 말란 법이 없다.

북한은 경거망동하지 말기 바란다. “우리 국민 안전에 위해를 가한다면 그날이 북한 정권의 종말이 될 것”이라는 우리 군의 경고를 허투루 들어선 안 될 것이다. 한반도 정세가 엄중한 만큼 한·미동맹과 한·미·일 안보협력체제를 빈틈없이 구축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등 안보 도전에 대해 역내 가치 공유국들과 더욱 긴밀히 공조할 것”이라고 했다. 북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확장억제 수준을 대폭 강화하고 일본 수준의 잠재적 핵 보유 역량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철통같은 안보태세와 강력한 응징이 중요하지만 사소한 실수나 불필요한 자극이 북의 도발로 이어지지 않도록 위기관리에도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국론이 사분오열돼서는 북한의 도발 의지를 꺾을 수 없다. 안보에 여야가 따로일 수 없다. 거대 야당은 안보를 소모적 정쟁 소재로 삼지 말고 초당적으로 대처해야 할 것이다.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