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무식”명태균 카톡 공개

대통령실 “우리 오빠는 김 여사 친오빠”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왼쪽). 김건희 여사와 명태균 씨가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오른쪽). (대통령실 제공, 명태균 씨 페이스북 갈무리)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지난 대선에서 공헌을 했다고 주장해온 명태균 씨가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해 파문이 일고 있다. 명 씨가 공개한 대화 내용에 따르면 김 여사는 명 씨에게 많은 조언을 구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명태균 씨는 15일 자신의 SNS를 통해 “김재원 씨의 강력한 요청으로 알려드린다”면서 김건희 여사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의 일부를 공개했다. 명 씨는 그러면서 “재원아! 너의 세 치 혀 때문에 보수가 또 망하는구나”라고 적었다.

앞서 명 씨는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과 서로를 ‘개’라고 지칭하는 등 거친 설전을 주고받았다. 이후 명 씨는 김 여사와의 카카오톡을 공개하기 직전 “김재원 씨가 저를 감옥에 보내겠다고 전화 통화에서 협박한다”면서 “윤석열 대통령과 김 여사에 대한 내용을 다 공개하라고 하니 김재원 네가 다 감당하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날 공개된 카카오톡 대화 내용에 따르면 명 씨의 휴대전화에 ‘김건희/여사님(윤석열 대통령)’이라는 이름으로 저장된 김 여사는 명 씨를 선생님으로 지칭하면서 “명 선생님이 식견이 가장 탁월하다고 장담한다”며 “해결할 유일한 분”이라고 치켜세웠다. 반면 김 여사는 오빠라고 지칭하는 인물에 대해서는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용서해주세요”라거나 “무식하면 원래 그렇다”는 등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명 씨는 해당 내용을 공개하며 대화를 나눈 시점이 구체적으로 언제인지에 대해선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명 씨가 “내일 준석이를 만나면 정확한 답이 나올 거다”라고 언급한 점을 미뤄볼 때 해당 대화가 이뤄진 시점은 윤 대통령이 지난 2021년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와 힘겨루기를 하던 시기로 추정된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지난 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 대통령이 입당 전 자신과 세 차례 만남을 가졌다면서 세 번째 회동을 명 씨가 주선했다고 했다.

카카오톡 대화에서 김 여사가 ‘오빠’로 지칭하는 이가 누구인지도 논란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명 씨가 대화 내용을 공개한 직후 “명태균 카톡에 등장한 오빠는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의 친오빠”라며 “당시 문자는 대통령 입당 전 사적으로 나눈 대화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 여사가 친오빠와 명 씨를 만나며 대선 관련 논의를 했다는 점도 논쟁의 여지가 크지만 대화 맥락상 대통령실 해명이 사실이 아닐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명 씨는 김 여사가 윤 대통령을 오빠라고 부른다고 주장한 바 있다.

두 사람의 대화에 등장하는 이 의원도 대통령실 해명 직후 “저는 김건희 여사가 오빠라고 지칭하는 다른 사람을 알지 못한다. 만나거나 대화한 일도 없다”고 말했다. 해당 대화 속 오빠가 가리키는 인물은 윤 대통령이라는 취지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이날 공개된 카카오톡 대화를 고리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아무리 봐도 그 오빠는 윤 대통령인 것 같은데 대통령실 해명대로 김진우 씨(김 여사 친오빠)를 지칭한 것이라면 사태는 더 복잡해진다”면서 “당시 대선이 말 그대로 ‘패밀리 비즈니스’였다는 사실이 증명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자신의 SNS에 “명태균이 살라미처럼 문자 내용을 공개할 텐데 그때마다 윤석열 정권이 흔들릴 것”이라면서 “윤석열·김건희 공동 정권의 끝이 다가오고 국민의힘이 두 부부와 결별하는 날도 다가온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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