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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 (화)

단 10년새…허니버터칩 지구 2바퀴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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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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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버터칩 냄새 팝니다." "허니버터칩(1조각) 개당 500원에 팝니다." 2014년 하반기 전국적인 품귀 현상을 일으키며 화제의 중심에 섰던 허니버터칩이 10년 만에 누적 매출 5500억원을 달성했다. 단 10년 만에 이른바 '국민 스낵'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한 것이다.

15일 해태제과에 따르면 2014년 8월 출시된 허니버터칩의 누적 매출은 올해 9월 기준 55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연말엔 57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를 판매량으로 환산하면 3억6000만봉지로 10년간 전 국민 1인당 7봉지씩 먹은 셈이다. 지금까지 판매된 허니버터칩을 이으면 지구 둘레 2바퀴(약 8만㎞)에 달한다.

허니버터칩은 '감자칩=짠맛'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이전에 없던 새로운 단짠맛 감자칩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찐 감자에 소금이나 설탕을 찍어 먹듯 감자칩에도 달콤함이 잘 어우러질 것이라는 아이디어로 시작했다"고 개발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에는 실험의 연속이었다. 2년 동안 29번의 시도를 거치고 블라인드 테스트 맛 평가 인원을 기존보다 10배 이상 늘렸다. 개발 담당 직원들은 전 세계 감자칩을 입속이 헐 정도로 먹고 분석했다. 이 같은 노력 끝에 국내산 아카시아꿀, 프랑스산 고메버터 등으로 고급스럽고 풍성한 맛을 낸 허니버터칩이 탄생했다.

10년이 지난 현재 허니버터칩은 연평균 500억원 이상 판매되는 메가 브랜드로 성장했다. 시장조사업체 마켓링크에 따르면 작년 스낵과자 중 허니버터칩은 판매 순위 7위를 차지해 10년 연속 상위 10위권 안에 들었다. 1970·1980년대에 출시된 농심 새우깡, 오리온 포카칩 등이 아직도 상위권에 포진해 있는 국내 스낵시장에서 2000년 이후 출시된 과자 중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허니버터칩은 첫 출시 후 2주 만에 곳곳에서 긍정적 반응을 얻었고 두 달 만에 전국적인 품귀 현상을 일으켰으며 넉 달 만에 초도 물량을 완판했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출시할 때 예상 매출액이 5억원이었는데 그 10배가 넘는 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며 "수요가 폭발하자 공장 가동 시간과 인력을 3배로 늘리고 직원들이 주말과 휴일까지 쉬지 않고 생산에 몰두하곤 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품절 대란이 일어났던 허니버터칩의 구매 인증샷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랑하던 놀이 문화도 허니버터칩의 오프라인 품절을 가속화했다. 편의점 5~6곳을 돌아도 못 샀다는 한탄 글이 빗발쳤고, 전국 편의점과 마트 앞에 '허니버터칩 품절'을 알리는 안내 문구가 붙었다.

심지어 다 먹고 난 빈 봉지를 판매한다는 글이나 허니버터칩을 하나씩 지퍼백에 담아 500원에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되기도 했다.

결국 신정훈 해태제과 대표는 허니버터칩 출시 8개월 만인 2015년 4월 공장 증설을 결정했고, 1년 만인 2016년 4월 신공장을 완공해 공급량을 2배로 늘렸다. 기존 하루 1만5000박스에서 3만박스로 공급량을 확대했다.

해태제과 측은 "증설의 저주(제품이 인기를 끌어 기업이 공장을 증설하면 되레 인기가 식는다는 저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현재 연 500억원 이상의 메가 브랜드로 성장한 것만으로도 증설의 저주는 없었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라며 "신속한 판단과 실행력으로 오히려 증설의 신화를 쓴 것"이라고 강조했다. 증설이 탄탄한 팬층을 확보해 스테디셀러로 가는 데 기여했다는 것이다. 현재는 생산량뿐만 아니라 종류도 늘어 아몬드카라멜 등 후속 제품이 15개나 된다.

해외시장 공략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허니버터칩을 중국, 일본, 베트남을 비롯해 미국 유럽 등 20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출시 10주년을 기념한 이벤트도 진행한다. 10% 증량한 대용량 제품을 선보이고, 허니버터칩 캐릭터인 '허비'의 인스타그램에 축하 댓글을 작성하면 10월 한 달간 100명을 뽑아 대용량 허니버터칩 1박스를 선물한다.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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