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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 (화)

캐나다-인도, 상대국 외교관 6명씩 추방…“관계 최악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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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14일(현지시간) 캐나다 오타와 의회에서 인도 외교관 추방 결정에 관해 기자회견을 열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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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캐나다에서 시크교 분리주의 단체 지도자가 피살된 사건과 관련해 캐나다와 인도가 다시 상대국 외교관을 무더기 추방하면서 갈등이 깊어졌다. 이 일로 양국 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14일(현지시간) 알자지라에 따르면 캐나다 정부는 이날 인도 외교관과 영사관 직원 6명을 추방한다고 밝혔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들이 “대중의 안전을 위협하는 활동에 관여했다는 명확하고 설득력 있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어 “여기에는 비밀 정보 수집, 남아시아계 캐나다인을 대상으로 한 강압적 행위, 살인 등을 포함한 12건 이상의 혐의가 연루됐다”고 설명했다.

캐나다 외교부는 이 6명을 추방 대상으로 짚어낼 만한 증거를 구체적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들에게 외교관의 면책특권을 포기하라고 요청했으나 이를 거부하자 추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캐나다와 인도는 지난해부터 외교 갈등을 겪고 있다. 지난해 6월 캐나다에서 시크교 분리주의 단체 지도자 하디프 싱 니자르가 피살됐는데, 캐나다 정부가 이 사건 배후에 인도 정부의 정보 요원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불화가 시작됐다.

당시 트뤼도 총리는 “캐나다 영토 내에서 캐나다 시민을 살해하는 데 외국 정부가 개입했다는 건 우리 주권에 대한 침해”라고 밝혔다. 이어 캐나다는 인도 외교관 1명을 이에 연루된 혐의로 추방했으며 인도 역시 캐나다 외교관을 무더기 추방하고 캐나다인 비자 발급을 중단하며 맞대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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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왼쪽)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해 9월10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엇갈리는 모습.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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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캐나다의 추방에 인도는 자국 주재 캐나다 외교관 6명을 추방하는 것으로 되갚았다. 인도 외교부는 성명을 내 “조사라는 명목으로 정치적 이익을 위해 인도를 중상모략하려는 전략”이라며 캐나다가 제기한 혐의를 강력히 부인했다. 또한 “우리가 여러 차례 요청했음에도 (캐나다는) 인도 정부와 증거를 단 하나도 공유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일로 인도·캐나다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싱크탱크 윌슨센터의 마이클 쿠겔만 남아시아소장은 “양국 관계는 이제 바닥을 쳤다. 매우 중대한 혐의를 제기하고, 고위 외교관을 추방하고, 정부 성명에서 강력한 표현이 나온다는 측면에서 이는 인도와 (앙숙인) 파키스탄의 관계를 연상케 한다”고 힌두스탄타임스에 밝혔다.

인도 정부는 일명 ‘칼리스탄 운동’이라 불리는 시크교 분리주의 움직임을 국가 위협으로 간주해왔다. 칼리스탄은 분리주의자들이 주창하는 국가의 이름으로, 이들은 인도 펀자브주 일대에서 시크교 국가를 건설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 운동은 1970년대~1980년대 인도에서 세력을 형성하다 쇠퇴한 이후 해외의 시크교 공동체 사이에서 힘을 얻었다. 2011년 인도 인구 조사에서 시크교도는 약 208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7%를 차지했다. 대부분 펀자브주에 거주한다.

캐나다 전역에는 시크교도 약 77만명이 거주해 인도를 제외하면 가장 큰 시크교 공동체를 형성한다. 이들을 대표하는 단체 ‘캐나다세계시크조직’은 이번 추방 조치를 환영하고 나섰다. 이들은 성명을 내 “인도 정부가 캐나다에서 지속해서 시크교도를 표적으로 삼은 역사는 이제야 알려졌으나 실은 지난 40년 동안 시크교도가 직접 경험해 온 일”이라고 밝혔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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