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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 (화)

그린수소 기술 '업그레이드'…값싸고 내구성 높은 신소재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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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표준과학연구원, 그린수소 생산 효율 높일 非 귀금속계 고성능 촉매 개발

머니투데이

음이온교환막(AEM) 수전해용 촉매를 개발한 표준연 연구진 /사진=한국표준과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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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이 오염 물질을 배출하지 않아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꼽히는 '그린수소'의 생산 효율을 높일 신소재를 개발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하 표준연)은 첨단소재측정그룹 연구팀이 음이온교환막(AEM) 수전해에 쓰이는 고성능 촉매를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플라이드 카탈리시스 비: 인바이런먼트 앤 에너지'에 7월 실렸다.

수전해는 물을 전기 분해해 순도 높은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을 말한다. AEM 수전해는 다양한 수전해 기술 중 하나로, 주로 백금(Pt), 이리듐(Ir) 등 값비싼 금속 촉매를 사용해 수소를 대량 생산한다.

하지만 백금 같은 귀금속 촉매는 소재 자체의 원가가 비싼데다, 외부 환경의 영향을 받아 성능이 떨어지는 열화 현상이 빠르게 발생한다. 이 때문에 값싸고 내구성 높은 비(非)귀금속 촉매를 개발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됐다. 촉매에 드는 비용을 줄이면 전체 수소 생산 단가를 현재보다 대폭 낮출 수 있어 상용화의 문턱을 넘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몰리브덴 산화물계(MoO2-Ni4Mo) 소재에 아주 적은 양의 루테늄(Ru)을 배합한 비 귀금속계 촉매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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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이 개발한 음이온교환막(AEM) 수전해용 촉매 /사진=한국표준과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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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리브덴 산화물 소재는 전기전도도(물체에 전류가 흐르는 정도)가 높다는 특성이 있지만, 알칼리성 환경에서 열화 반응이 일어나 수전해 촉매로 사용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몰리브덴 산화물의 구조를 분석해 수산화 이온(OH-)의 흡착이 열화 현상의 원인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이같은 현상을 막기 위해 몰리브덴 산화물에 루테늄을 적절한 비율로 섞었다. 3나노미터(nm·10억분의 1m) 크기의 작은 루테늄 입자로 몰리브덴 산화물의 표면을 얇게 덮자, 열화 현상이 제어됐다.

이렇게 개발한 촉매를 수전해 기술에 적용한 결과, 기존 소재에 비해 내구성이 4배 높아졌다.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탠덤 태양전지를 이용한 수전해 기술에서도 전환 효율이 기존보다 22.8%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개발한 촉매는 바닷물을 이용한 수전해 기술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불순물을 뺀 알칼리성의 해수를 전해질로 이용한 수전해에서도 높은 활성도와 안정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박선화 책임연구원은 "지금은 그린 수소를 생산하기 위해 담수(정제된 물)가 꼭 필요하지만, 만약 해수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면 담수화에 드는 막대한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표준연 기본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장호원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 연구팀, 최승목 한국재료연구원 책임연구원이 이끄는 연구팀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박건희 기자 wiss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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