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이름에 '부영', '사랑으로' 제외
부정적 이미지에 입주민들 "아파트 가치 저평가"
경기도 화성시 동탄호수공원 인근에 위치한 '더레이크시티부영3단지'는 아파트 명칭을 '동탄더레이크팰리스'로 바꾸기로 했다. /카카오로드뷰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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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황준익 기자] 부영그룹이 지은 부영아파트의 명칭 변경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아파트의 얼굴격인 명칭이 아파트의 가치, 즉 집값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부영아파트는 임대주택 인식이 강한데다 부실시공 등 부정적인 이미지로 입주민들은 아파트 명칭에서 건설사인 부영의 존재를 지우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화성시 동탄호수공원 인근에 위치한 '더레이크시티부영3단지'는 아파트 명칭을 '동탄더레이크팰리스'로 바꾸기로 했다.
더레이크시티부영3단지 입주자대표회의는 지난 7월 아파트 명칭 변경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소유자 80% 이상이 동의해 아파트 명칭 공모 후 최종적으로 부영을 빼고 동탄과 팰리스를 넣었다. 내년부터 경관 조명과 도색 작업이 이뤄질 예정이다.
더레이크시티는 1~6단지까지 있는 대규모 단지로 2018년 11월부터 입주가 시작됐다. 현재 3단지만 명칭을 바꾼 만큼 향후 타 단지에서도 명칭 변경 추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부영아파트의 명칭 변경은 지역명, 브랜드명 등을 강조하는 타 단지와는 달리 아예 아파트를 지은 건설사의 존재를 지우는 경향이 크다. 앞서 '위례 부영사랑으로'는 '위례더힐55'로, '동탄청계숲사랑으로부영'은 '동탄역 더힐', '동탄에듀밸리사랑으로부영'은 '동탄역 포레너스'로 아파트 명칭에서 '부영'과 브랜인 '사랑으로'가 빠졌다. 부영의 상징인 원앙 한쌍이 그려진 로고가 다소 촌스럽다는 등 부정적인 인식에 따른 집값 하락 등의 피해를 줄이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더레이크시티부영3단지 입주민들 사이에서는 "'더레이크팰리스'가 외우기 쉽고 부영이 없어져서 좋다", "다른 단지도 도색시 원앙새 모두 지우고 아파트 이름을 세련되게 다시 지어주시기 바란다"는 반응이 나온다.
특히 동탄의 경우 부영아파트에 대한 아픈 기억이 있다. 2017년 동탄2신도시에 지어진 부영아파트 18개동 1316가구에서 8만건이 넘는 하자가 발생한 바 있다. 당시 화성시는 이 아파트에 대한 준공 승인을 하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부영이 "하자에 대해 책임시공을 하겠다"는 약속을 하면서 결국 사용승인을 내줬지만 당초 약속과 달리 부영이 하자보수에 미온적으로 대처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부영은 정부에서 임대아파트를 짓고 운영하는 기업에게 지원하는 주택도시기금을 빌려 지은 주택을 임대하고 분양해서 돈을 벌고 있다. /부영그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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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영은 부실시공뿐 아니라 임대아파트의 분양전환가격을 놓고도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다. 최근 '위례포레스트부영'의 경우 지난 4월 임대 의무기간(10년)의 50%를 넘겨 사업자가 분양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입주민들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부영은 주변 시세를 반영해 자율적으로 분양가를 정해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전북 무주의 '무주사랑으로 부영아파트' 역시 분양전환 추진 과정에서 부영의 과도한 분양가로 입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부영은 정부에서 임대아파트를 짓고 운영하는 기업에게 지원하는 주택도시기금을 빌려 지은 주택을 임대하고 분양해서 돈을 벌고 있다. 부영에서 물적분할해 설립된 부영주택은 지난해 기준 주택도시금 차입금이 3조5000억원에 달한다. 부영이 주택도시기금을 독식하면서 부실시공 업체에 공공택지 공급을 제한하는 이른바 '부영방지법'이 발의되기도 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부실시공과 분양전환 횡포 이미지가 강해 부영아파트 이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하다"며 "부영아파트 입주민들은 부영이란 이유로 저평가를 받아 아파트 명칭 변경을 통해 제대로 된 가치를 받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plusi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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