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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 (화)

공무원·군인연금 재정악화 심각한데, 국민연금만 '자동조정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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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2036년부터 국민연금에 '자동조정장치' 도입 발표

재정적자 중인 공무원 등 직역연금에 대한 언급은 없어

올해 공무원연금 급여지출이 기여금수입보다 7.4조원 부족

"국민연금 가입자만 봉? 국회 연금특위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헤럴드경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9월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5차 국민연금 종합 운영계획 발표를 마친 뒤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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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재정 악화의 늪에 깊숙이 빠진 특수직역연금은 그대로 놔둔 채 국민연금의 재정안정을 도모한다며 정부가 이른바 ‘자동조정장치’를 국민연금에 도입하려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선민 의원(조국혁신당)이 국회 예산정책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사립학교교직원연금을 제외하고 공무원연금·군인연금은 현재 급여지출이 보험료수입보다 많아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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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실이 국회 예산정책처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공무원·사학·군인연금 모두 당기 보험료 수입보다 당기 급여 지출이 많아진 상황이며, 그 차액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공무원연금의 경우 올해 기준 지출해야 할 급여액(21조9458억원)보다 들어올 보험료 수입(14조5407억원)이 7조4051억원이나 모자란다. 올해 부족한 금액은 사학연금은 5992억원, 군인연금은 2조158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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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보험료 수입과 급여 지출 간 차이가 생기다 보니 적립금도 점점 바닥을 드러내 공무원·사학·군인연금의 전체 재정수지도 계속 나빠지고 있다. 공무원·사학·군인연금의 전체 수입과 지출현황을 보면 아직 적립 기금이 남아 있어 흑자 운영 중인 사학연금을 제외하고 2024년 기준 공무원연금은 수입이 지출보다 7조3896억원, 군인연금은 1조9567억원이 부족하다.

이는 올해 공무원·군인연금 수급자에게 연금을 지급하려면 두 공적연금을 합쳐서 거의 10조원가량의 국민 혈세를 투입해야 한다는 뜻이다. 겉으로는 사학연금의 재정 상황이 상대적으로 나아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초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로 다른 공적연금보다 훨씬 더 취약하고 위험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국민연금연구원의 ‘국민연금과 특수직역연금 비교연구’ 보고서를 보면 2070년 이후 사학연금의 제도 부양비(가입자 100명이 부양해야 할 수급자 수의 비중)는 4대 공적연금 중에서 압도적으로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저출산에 따라 교원 등 가입자 수가 급격하게 줄어들지만, 인구 고령화로 수급자 수는 급증하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이처럼 재정 악화의 늪에 깊숙이 빠진 특수직역연금은 그대로 놔둔 채 국민연금에 ‘자동조정장치’를 국민연금에 도입하는 것을 이치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자동조정장치는 인구 구조나 경제 상황에 따라 ‘내는 돈’인 보험료율과 받는 연금액, 수급 연령 등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것을 말한다. 기대 여명이 늘어나면 연금 수령액을 깎는 식이다.

앞서 지난 9월 정부는 연금개혁(안)을 발표하면서 급여지출이 보험료수입보다 많아지는 시점인 2036년부터 국민연금에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해 현행 2056년 기금소진을 2088년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김 의원은 “공무원·군인연금은 급여지출이 보험료수입을 넘어선지 오래됐지만, 구조개혁을 외치며 21대 국회에서의 연금개혁을 좌초시킨 윤석열 정부는 재정추계상 2036년이 돼서야 급여지출이 보험료수입보다 더 많아지는 국민연금만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하자고 하고 있다”며 “국회에 연금개혁특별위원회가 설치·운영되면 국민연금의 실질가치 보장을 훼손하는 ‘자동조정장치’에 대해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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