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방식 재건축 각광, 여의도 이어 목동까지
전문성, 조합원 갈등 봉합 장점으로 거론
"성공 사례 적어 조합방식보다 빠를지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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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기 성남시 분당 신도시, 서울 여의도에 이어 목동에서도 신탁 방식의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가 나왔다.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 조합원 간 갈등으로 사업이 지연되기 쉬운 재건축 사업에서 신탁 방식으로 갈등 요소를 줄여 사업 속도를 올리려는 것이다. 다만 아직까지 성공 사례가 적어 실제 사업 속도가 조합 방식보다 빠를지는 미지수라는 의견도 나온다.
신탁 방식 재건축 조명… 조합원 갈등 줄여 사업 지연 막아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목동 신시가지 1·2·5단지 등 8개 단지가 신탁 방식으로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의도 삼익, 시범 아파트 등 7개 단지와 분당 신도시 서현동 효자촌, 정자동 정자일로 등도 신탁 방식을 택했다.
신탁 방식은 부동산 신탁사를 통해 정비사업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사업비 조달부터 분양까지 전 과정에서 신탁사가 사업에 참여하고, 대가로 분양 수입의 2~4%를 받는다. 이 방식은 2016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개정되면서 도입됐다. 정비사업에서 발생하는 각종 갈등을 줄여 사업 지연을 막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한 신탁사 관계자는 "신탁사가 사업에 참여하게 되면 조합원 간 갈등을 중재하면서 사업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며 "사업 속도가 늘어나는 만큼 사업 비용도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조합 방식은 이해관계가 복잡한 조합원들 간 이견으로 사업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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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사는 보다 전문성과 공신력을 갖추고 있어 조합보다 조합 내 갈등을 잘 풀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예컨대 상가 소유 조합원과 아파트 소유 조합원이 수익 배분 문제로 의견이 갈릴 때 신탁사가 기여도에 따라 수익을 가져가도록 하는 방식 등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 이때 조합원은 특정 조합원이 제시한 대안보다 제삼자인 신탁사의 대안을 따르기 쉽다.
공사비 증액 문제에 대해서도 시공사와 빠르게 타협점을 찾을 수도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요즘처럼 공사비 증액 문제가 발생하면 조합 방식의 경우 강경하게 반대하면서 사업이 지연되기 십상이다"며 "반면 건설사와 관계를 맺어온 신탁사가 사업에 참여하면 어느 정도 타협을 통해 보다 빠르게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합방식보다 사업 속도 빠른지는 더 지켜봐야"
다만 신탁 방식의 성공 사례가 적어 실제로 조합 방식보다 사업 속도가 빠를지 미지수라는 의견도 나온다. 한국주택협회 관계자는 "신탁 방식이 조합 방식보다 빠르다고 하지만 진짜 그런지는 따져봐야 할 것"이라며 "신탁사가 재건축에 나선 지 10년도 되지 않아 성공 사례가 별로 없다. 조합 방식보다 더 빠르다고 확신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 재건축 현장 모습. [사진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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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으로 한국토지신탁과 대한토지신탁의 재건축·재개발 준공 단지는 총 11곳뿐이다. 대토신에 따르면 준공 단지는 서울 강서구 등촌동 '등촌 두산위브', 인천 계양구 작전동 '브라운스톤 계양스카이' 등 8곳이다. 한토신의 준공 단지는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인천 남구 학익동 '학익 SK뷰', 대전 동구 용운동 'e편한세상 에코포레'뿐이다.
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는 "신탁 방식이 조합원 간 갈등,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을 해결해준다는 점에서 사업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하지만, 조합원과 신탁사 사이의 갈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조합이 사업 주체가 될 수 없는 상황에서 시공사를 선정할 때 신탁사와 조합 간 의견이 엇갈리면 사업이 미뤄질 수 있다"고 전했다.
박승욱 기자 ty161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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