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대선 직전 미래한국연구소 미공표 여론조사 직접 관여
"연령별 득표율 하면 60세나 이런 데 다 올라가제? 윤석열이가"
실제 연령별 가중치 '두 가지' 버전 작성…2030 줄고, 5060 늘려
"연구소 나와 상관 없다", "尹에 공표용으로 보고했다" 해명과 배치
보고서 완성일 尹-安 단일화 전날…누구에게 보고됐고 활용됐나
明, 연구소 직원에 "끝날 때까지만 고생해달라…다 챙겨주라 하더라"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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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지난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직전 미래한국연구소 직원에게 '미공표용' 여론조사 데이터를 손 보라는 지시를 직접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명씨는 본인이 운영하던 미래한국연구소를 5년 전 정리한 데다가 '공표용' 여론조사로만 윤석열 대통령(당시 후보)한테 보여줬다는 취지로 해명했지만, 이와 배치되는 정황이다.
특히 당시 명씨는 미래한국연구소 직원에게 "다 챙겨주라 하더라"라고 말하며 제3자로부터 지시를 받는 것처럼 말하기도 했다. 제3자가 누구인지 확인되지 않았지만, 명씨가 누군가의 지시나 대가 없이 스스로 조사해 왔다는 해명과도 배치된다.
공교롭게도 명씨 지시로 수치가 일부 조정된 해당 여론조사 보고서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극적 단일화가 이뤄지기 바로 전날 완성됐다. 당시 명씨는 또 다른 통화에서 해당 여론조사를 언급하며 "맨날 윤석열이한테 보고 해줘야 돼"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明, 미래한국연구소 직원에 "윤석열이 올라가제?…계산해 갖고 넣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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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CBS노컷뉴스가 더불어민주당 노종면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2022년 2월 28일 명씨와 미래한국연구소 직원이었던 A씨와의 통화 녹취에 따르면, 명씨는 A씨가 진행 중이던 여론조사를 언급하며 "이게 연령별 득표율을 하면 더, 60세나 이런 데, 다 올라가제? 윤석열이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A씨는 "네"라고 답했고, 명씨는 "그거 계산해 갖고 넣어야 된다"고 말했다. 실제 당시 미래한국연구소가 작성한 미공표용 여론조사 보고서에는 20~40대 샘플은 줄이고, 50~60대 샘플은 늘린 결과값이 별도로 존재했다.
미래한국연구소는 명씨와 A씨와의 통화가 이뤄진 당일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주제로 전국 단위 자체 여론조사를 벌였고, 연령별 가중치를 두 가지 버전으로 나눠 적용한 보고서를 작성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조사완료 샘플은 3016명이었고, 미래한국연구소는 먼저 이를 실제 인구 구성비(만18세~20대 17.2%, 30대 15.2%, 40대 18.5%, 50대 19.6%, 60대 16.3%, 17세 이상 13.2%)에 따라 연령별 가중치를 적용했다.
이에 따라 60대의 경우 실제 응답한 샘플은 634명(21.0%)이었지만, 492명으로 줄어든다. 전체 샘플(3016명)의 16.31%(492명)까지만 반영하는 방식이다. 여기까지는 통상적인 여론조사와 같다.
하지만 미래한국연구소는 이와는 별개로 '19대 대선 투표율 가중치'를 적용한 분석값을 하나 더 만들었다. 조사 당시의 실제 인구 구성비가 아닌, 직전 대선에서 투표장에 나온 연령별 투표율을 반영한 가중치를 적용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미래한국연구소는 '기타 후보 및 무응답층'은 제외시켰고, 이에 따라 전체 샘플은 2888명, 60대는 615명(21.29%)으로 줄어든다. 미래한국연구소는 이를 19대 대선 연령별 투표율이 반영된 가중치를 적용해 최종 516명(17.86%)으로 늘렸다. 실제 인구 구성비에 따라 가중치를 적용한 것보다 60대의 사례수가 24명 늘어나고, 비율로는 1.55%p 증가하게 만든 셈이다.
같은 방식으로 20대(17.20%→17.10%), 30대(15.15%→14.75%), 40대(18.53%→18.17%)는 샘플 비율이 줄어들고, 50대(19.56%→20.01%)와 60대는 늘어나는 결과가 도출된다. 70세 이상은 13.22%→12.08%로 줄어든다.
후보 지지율 또한 변화한다. 해당 보고서가 분석한 값에 따르면, 통상적인 여론조사 방식으로 결과 값을 냈을 때 '사전투표일 후보지지도'는 이재명(57.6%), 윤석열(30.5%), 심상정(2.2%), 안철수(6.0%) 등이었고, '3월 9일 본선거 투표일 후보 지지도'는 이재명(30.6%), 윤석열(54.5%), 심상정(2.7%), 안철수(8.1%) 등이었다.
반면 '직전 대선 연령별 투표율을 반영한 가중치'를 적용하면 '사전투표일 후보지지도'는 이재명(59.8%), 윤석열(31.7%), 심상정(2.2%), 안철수(6.2%) 등이었고, '3월 9일 본선거 투표일 후보지지도'는 이재명(31.9%), 윤석열(56.9%), 심상정(2.8%), 안철수(8.4%) 등으로 바뀐다.
尹-安 단일화 전날 완성된 보고서…明, 직원에게 "다 챙겨주라 하더라"
명태균씨 페이스북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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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하면 당시 명씨의 지시로 수정된 여론조사 결과값은 사전투표-본투표 순으로 이재명 57.6%→59.8%(1.2%↑) - 30.6%→31.9%(1.3%↑), 윤석열 30.5%→31.7%(1.2%p↑) - 54.5%→56.9%(2.4%p↑), 안철수 6.0%→6.2%(0.2%p↑) - 8.1%→8.4%(0.3%p↑)로, 윤석열 후보의 상승폭이 가장 크다.
해당 여론조사 보고서가 완성된 날은 2022년 3월 1일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극적 단일화가 이뤄지기 바로 전날이다. 명씨가 해당 보고서를 누구에게 보고했고, 어떻게 활용됐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직전 대선 연령별 투표율을 반영한 가중치를 적용하는 과정에서 중도·무당층을 제외했기 때문에 안철수 후보에게 다소 불리한 결과값이 도출됐을 공산이 크다.
명씨는 직원 A씨에게 통화로 "이번 일 끝날 때까지만 고생해달라"고 말하며 "휴가를 한 일주일 가든지"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어 "다 챙겨주라 하더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직접 여론조사에 관여했고, 누군가의 지시에 따라 움직인 정황이다.
이는 그간 명씨가 "윤 대통령한테 '공표'되는 걸 보여줬다", "자체 조사는 내가 필요해서 한 것", "미래한국연구소와 나는 아무 상관이 없다. 5년 전에 다 넘겨준 회사" 등으로 해명한 것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일각에서는 명씨가 윤 대통령에게 미공표 여론조사를 보고했다는 점이 드러나면 공직선거법 또는 정치자금법 위반 소지가 될 수 있는 데다가, 미래한국연구소가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과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뒤늦게 발을 빼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뉴스토마토 보도에 따르면, 명씨는 직원 A씨와의 통화가 이뤄졌던 2022년 2월 28일 당일날 다른 통화에서 "저번에 그래프, 연령별 투표율 보여줬죠? 계산한 거 두 개를 만들 수 있나? 윤석열 48%, 백분율 만들면 이재명 42%로 아마 그래 나올 거거든? 하여튼 조사 돌리면서 할 때마다 나한테 좀 얘기를 해줘요"라며 "맨날 윤석열이한테 보고 해줘야 돼"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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