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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 (화)

이탈리아, 알바니아로 이주민 16명 첫 이송…"잔혹한 실험"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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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 안전 우려에 '안전 국가' 출신 성인 남성만 돌려보내기로

연간 약 2370억원 투입될 듯

뉴스1

알바니아 갸데르 지역에 지어진 이주민 센터. 이탈리아에서 이송된 불법 이주민들이 이곳에 임시 구금돼 본국 송환 절차를 밟게 된다. 2024.10.11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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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이탈리아가 불법 이민자 문제 해결을 위해 알바니아에 건립한 이주민 센터에 처음으로 이주민을 이송했다.

로이터통신과 AFP통신은 이탈리아 정부 소식통을 인용하며 이탈리아 해군이 1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남부 람페두사섬에서 16명의 이주민을 알바니아 이주민 센터로 이송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16명의 이주민은 전부 성인 남성으로, 방글라데시 출신 10명과 이집트 출신 6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리비아 트리폴리 지역에서 출발했다가 13일 국제 해역에서 이탈리아 당국에 적발됐다. 이들은 이탈리아 해군의 리브라 순찰선을 타고 16일 아침 알바니아 이주민 센터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탈리아는 최근 심각해진 불법 이민자 문제를 막기 위해 지난해 11월 알바니아와 협정을 체결했다. 이탈리아 내무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해상을 통해 이탈리아에 도달한 이주민 수는 약 16만명으로, 2022년보다 약 10만5000명 증가했다.

협정에 따르면 이탈리아로 들어오는 이주민들은 심사받은 뒤 부적격자들만 알바니아 이주민 센터로 돌려보내져 송환 등 절차를 밟게 된다. 알바니아에 도착하면 등록과 건강 검진을 위해 북부 항구 솅진 지역 센터로 이송되고, 이후 인근 갸데르에 있는 센터로 보내져 난민 신청 처리를 기다리게 된다.

귀국 뒤 이주민들의 신변이 위협당하거나 이송 과정에서 보호가 미흡할 것이라는 등 인권 침해에 대한 국제적 우려도 나왔다. 인권 단체 국제앰네스티는 "이탈리아 정부에 오점을 남길 잔혹한 실험"이라고 비판했다.

엘리 술라인 이탈리아 중도좌파 민주당 대표는 "국민의 기본권을 무시한 계획에 납세자의 세금을 낭비했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는 이 협정으로 연간 1억6000만유로(약 2370억원)의 비용을 부담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탈리아는 이주민들을 본국으로 돌려보내도 안전하다고 예상되는 국가의 성인 남성들만 이송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해당 국가로는 21개국이 지정됐는데, 여기에는 방글라데시, 이집트, 코트디부아르, 튀니지 등이 포함됐다. 이주민 센터도 가벼운 구금 수준일 뿐 철조망도 없다고 마테오 피안테도시 내무부 장관은 설명했다.

유엔 난민기구(UNHCR)는 최소 3개월간 현장에서 이민자 수송을 감독할 예정이다.

stop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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