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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 (화)

NASA, '생명체 가능성' 조사할 목성 위성 유로파 탐사선 발사(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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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중력 벗어나 태양궤도 진입…로켓과 분리 후 자체 비행·교신 성공

향후 5년 반 동안 약 29억㎞ 이동…2030년 4월 목성 궤도 진입 예정

유로파 표면 얼음층 아래 바다·유기화합물 존재 여부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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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에서 발사된 미 항공우주국(NASA)의 목성 위성 유로파 탐사선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목성의 위성 '유로파'에 생명체가 살 수 있는지 조사할 미 항공우주국(NASA)의 무인 탐사선 '유로파 클리퍼'(Europa Clipper)가 지구를 떠나 긴 여정을 시작했다.

유로파 클리퍼는 14일 낮 12시 6분(미 동부시간, 한국시간 15일 오전 1시 6분)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 헤비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발사 이후 약 3분 만에 우주선을 밀어 올린 로켓의 측면 부스터 2개가 분리됐고, 우주선을 탑재한 로켓의 2단부가 아래 1단부에서 성공적으로 분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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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에서 발사된 미 항공우주국(NASA)의 목성 위성 유로파 탐사선
[EPA=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이어 발사 약 1시간 뒤에 로켓 2단부가 두 차례 엔진 연소를 통해 지구 중력을 벗어나 태양 궤도에 진입했다.

유로파 클리퍼 우주선은 계획한 대로 로켓 2단과 분리돼 자체 비행을 시작했다.

이후 약 5분 만에 NASA의 관제실은 우주선으로부터 신호를 완전히 수신했다.

관제실에서는 엔지니어들의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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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파 클리퍼의 자체 비행 후 교신에 성공한 NASA 관제실
[NASA+ 블로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NASA에 따르면 목성과 지구 모두 태양 주위를 공전하고 있어 두 행성 사이의 거리는 계속 변하지만, 평균적으로 약 4억8천만 마일(7억7천248만5천120㎞) 떨어져 있다. 이는 지구와 태양 사이 거리(약 1억5천만㎞)의 5배가 넘는 거리다.

유로파 클리퍼는 목성까지 직진하는 대신 화성과 지구 주위를 돌면서 각 행성의 중력을 이용해 서서히 속도를 높이게 된다.

이 탐사선은 지구를 떠난 이후 5년 반 동안 약 29억㎞를 이동해 2030년 4월 목성 궤도에 진입한 뒤 유로파 주변을 근접 비행하며 유로파의 환경을 샅샅이 조사할 예정이다.

유로파가 생명체가 살기에 적합한 조건을 갖췄는지 자세히 살피는 것이 이번 임무의 핵심이다.

탐사선은 유로파에 가장 가까이 갈 수 있는 거리인 표면 위 25km 고도에서 49회 근접 비행하며 위성의 거의 전체를 스캔해 지도화한다는 목표다.

이 궤도는 유로파 클리퍼가 수행할 수 있는 탐사 임무를 극대화하고 목성의 악명 높은 강한 방사선에 대한 노출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됐다고 NASA는 설명했다.

유로파 클리퍼의 탐사는 2034년까지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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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파 클리퍼의 목성 궤도 비행 모습을 상상해 그린 이미지
[NASA/JPL-Caltech/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유로파 클리퍼에는 목성까지 가는 데 필요한 2천750㎏ 이상의 추진제와 탐사 장비 9개가 탑재됐다. 바다와 그 아래의 깊은 내부에 대한 단서를 찾기 위한 자력계와 중력 측정기를 비롯해 얼음의 온도를 파악할 수 있는 열 측정기, 고해상도 카메라와 분광기, 얼음 투과 레이더 등이다. 우주선의 전체 무게는 5천700㎏에 달한다.

우주선 기체 일부에는 전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제출한 260만 개 이상의 이름과 미국 계관시인 에이다 리몬의 시 한 편이 새겨졌다.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는 적도 지름이 3천100㎞, 달의 90% 크기로 태양계에서 여섯 번째로 큰 위성이다.

과학자들은 유로파 표면의 15∼25㎞에 달하는 얼음층 아래에 염도가 있는 바다가 존재해 생명체가 서식할 만한 이상적인 환경을 갖췄을 수 있다고 추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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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파의 내부 구조를 추정해 그린 가상 이미지
[NASA/JPL-Caltech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전의 탐사 연구를 통해 과학자들은 유로파의 두꺼운 얼음층 아래에 지구의 전체 바다를 합친 것보다 두 배나 많은 물을 품은 바다가 존재할 가능성에 대한 강력한 증거를 발견했다. 과학자들은 유로파의 이 소금기 있는 바다에 생명체의 필수적인 구성 요소인 유기 화합물이 존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유로파 클리퍼는 과학자들이 이 위성의 유기물 존재 여부를 확인하고 위성 표면 아래에서 에너지원의 증거를 찾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NASA는 설명했다.

유로파 클리퍼는 NASA가 행성 탐사 임무를 위해 개발한 역대 우주선 중 가장 큰 우주선이다.

이 우주선은 태양에서 지구까지 거리의 5배 이상 먼 목성계에서 비행해야 하는 탓에 태양광을 최대한 받아들일 수 있는 대규모 태양광 충전 패널을 장착했다. 우주선의 높이는 5m, 전체 길이는 30.5m로 농구 코트 길이(28m)보다 조금 더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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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NASA의 유로파 클리퍼 태양광 패널 제작 모습
[NASA/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52억달러(약 7조원)의 예산이 투입된 이 프로젝트는 2013년에 구상 단계로 시작됐다.

우주선 개발을 추진하던 엔지니어들은 지난 5월 우주선의 트랜지스터 부분이 목성의 혹독한 방사선 환경을 견디지 못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으나, 이런 위험을 극복하는 데 필요한 테스트를 모두 거친 끝에 지난 9월 최종 발사 승인이 이뤄졌다.

빌 넬슨 NASA 국장은 이날 유로파 클리퍼 발사 이후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오늘 우리는 목성의 얼음 위성에서 생명체의 구성 요소를 찾기 위해 태양계를 가로지르는 새로운 여정에 나섰다"며 "우주 탐사의 다음 장이 시작됐다"고 썼다.

과학자들은 유로파에서 생명체가 살기에 유리한 조건이 발견되면 태양계와 그 너머의 다른 해양 세계가 있는 곳에서도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게 된다고 설명한다.

지하 바다와 간헐천이 있는 토성의 위성 엔셀라두스는 또 다른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고 AP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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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목성 위성 유로파 탐사선 '유로파 클리퍼'
(AFP=연합뉴스) 박영석 기자 = 목성의 위성 유로파에 생명체가 살 수 있는지 조사할 미 항공우주국(NASA)의 무인 탐사선 '유로파 클리퍼'(Europa Clipper)가 이르면 한국시간으로 15일 발사된다. zeroground@yna.co.kr X(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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