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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 (화)

스페이스X ‘젓가락 팔’로 로켓 회수…재발사 준비시간 한달→1시간 단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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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보카치카의 우주발사시설에서 스페이스X의 대형 우주선 스타십이 발사된 뒤 7분 후 1단 부스터인 수퍼헤비가 발사대로 돌아와 로봇팔에 포획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 스페이스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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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공상과학(SF) 소설 같은 세상으로 들어가는 것 같다. 오늘은 엔지니어링 역사책에 기록될 날이다.’ 스페이스X의 스타십 5차 시험비행 온라인 중계를 한 미국 NBC 방송 리포터와 스페이스X 엔지니어의 표현이다.

우주 최강국 미국의 눈에도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경외의 대상인 듯하다. 지난 13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멕시코 국경과 맞닿아 있는 해변마을 보카치카에 있는 스페이스X의 우주발사장 스타베이스. 화성탐사를 최종 목표로 하는 스타십의 다섯 번째 시험발사가 진행됐다. 높이 145m ‘메카질라(Mechazilla)’ 발사대에서 스타십과 부스터 수퍼헤비로 구성된 2단 우주발사체가 화염을 뿜으며 떠올랐다. 발사 3분 뒤, 고도 70㎞에서 임무를 마치고 분리된 수퍼헤비가 자유낙하 중 지상 1㎞를 남겨두고 재점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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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발사시스템의 1단 발사체가 발사장의 로봇팔에 안착한 모습. [연합뉴스, 사진 스페이스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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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33개로 구성된 랩터2 엔진 중 3대가 각도를 조금씩 바꿔가며 짐벌링(로켓진행 방향을 바꾸는 기술)을 하더니 발사대를 향해 정확히 날아와 ‘젓가락’(chopsticks)이란 별명이 붙은 대형 로봇팔에 빨대가 꽂히듯 매끄럽게 안착했다. 발사 후 7분만이다. 메카질라는 젓가락 팔을 장착한 거대한 발사탑이 마치 영화 속 괴물 고질라와 비슷하다고 해서 일론 머스크가 지은 이름이다. 스페이스X는 자사 엔지니어들이 이런 방식의 수퍼헤비 포착 시도를 위해 수년간 준비하고 몇 개월간 시험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우주발사체가 발사장으로 귀환해 공중에서 포획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발사체의 제원을 보면 이 같은 착륙형태가 얼마나 어려운 건지 실감할 수 있다. 수퍼헤비는 높이 71m, 직경 9m에, 연료를 뺀 무게만도 200t에 달한다. 랩터2 엔진 하나만 해도 추진력이 230t으로, 75t 엔진 5개를 단 한국 누리호(KSLV-2) 1단의 추진력(300t)에 필적한다. 이날 시험비행에서는 2단 우주선인 스타십도 예정대로 비행을 마치고 별 파손 없이 인도양 해역의 목표 지점에 성공적으로 입수했다.

‘젓가락’ 팔 개발의 목적은 항공기처럼 ‘신속한 재발사’와 ‘발사 비용 줄이기’다. 스페이스X는 2017년 이미 1단 발사체가 지상 발사장으로 귀환하는 방식의 재사용발사체를 개발, 최근까지 최대 17회까지 재사용해왔다. 그러나 재사용발사체 방식으로 할 경우 착륙장에서 발사장으로 이동하고 1단 스타십과 조립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재발사까지 한 달 이상 걸리지만, 역추진 방식으로 공중에서 로켓을 발사대로 바로 회수하면 재발사 준비 시간이 1시간 안으로 줄어든다.

최준호 과학전문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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