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압수수색 했습니까. 용산 대통령실은 언제 압수수색합니까. 성과 안 남긴 처장으로 남고 싶습니까.”(이성윤 민주당 의원)
오동운 공수처장 등 공수처 증인들이 14일 오후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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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야당은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의혹에 대한 적극적인 수사를 줄기차게 주문했다. 공수처는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의 여당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해 명씨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수사 중이다. 또 최근엔 시민단체 고발로 명씨가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의 여론조사 비용을 부담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에 착수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오동운 공수처장을 향해 “명씨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3억6000만원짜리 여론조사를 해줬다면 정치자금법 위반 아닌가”라며 “대선 당시 정치자금법 위반이면 당선무효형”이라고 했다. 서 의원은 마이크가 꺼진 뒤에도 “이 정권 다 끝나간다. 소신껏 수사하라”며 발언을 이어갔다.
전현희 민주당 의원도 “명씨가 윤석열 후보에 대해 여론조사 비용을 청구했다가 받지 못하고, 그 대가로 공천 거래를 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힘 쪽에서 유출된 당원 명부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그런 의혹도 있다”며 “(당원 명부) 유출자와 명씨를 압수수색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오 처장은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성윤 민주당 의원은 “김건희를 찾으려면 이익과 편법이 있는 곳을 찾아라(고 할 정도로), 모든 의혹이 김건희를 향하고 있다”며 “처장님, 차장님까지 나서서 전담수사팀을 꾸려 압수수색하고 국민들한테 시원하게 해야 한다. 결기를 보여달라”고 말했다.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서도 민주당은 “검찰이 김 여사의 명품백 의혹을 불기소 처분했는데, 검찰이 명품백을 폐기할 것 같은 느낌이다. 공수처가 명품백을 압수하라. 폐기되면 처장님 책임”(이건태 의원)이라고 공세를 펼쳤다.
반면 국민의힘은 “공수처가 무능력하다”고 질타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공수처가 존속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은 손을 들어보라”고 물었다. 이에 오 처장 등 공수처 소속 증인들이 모두 손을 들자 “공수처의 출범 배경, 예산 대비 산출 업무량, 편파적인 수사 관행 등을 고려하면 공수처가 존속할 수 있는 기관인지 의문이 생긴다”고 했다. 박준태 의원도 “공수처가 오늘부로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유상범 의원은 빈 손으로 왔다가 빈 손으로 간다는 뜻의 불교 용어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에 빗대 “‘공수래 공수처’라는 말까지 나왔다”고 지적했다. 특히 여당에선 “공수처가 피의사실 공표를 하고 있다. 책임자를 찾아서 문책해야 한다”(조배숙 의원)는 지적도 나왔다.
이완규 법제처장이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업무보고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 2410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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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법제처 감사를 위해 출석한 이완규 법제처장은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에 대해 “이해충돌에 따라 거부권 행사가 제한돼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처장은 “윤 대통령은 24번의 거부권 중 5번을 자신과 배우자 특검에 행사했다. 거부권의 20% 이상이 이해충돌적인 사안”이라는 김용민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또 이 처장은 “위헌 소지가 있는 법률, 행정권을 침해하는 법률도 있었고 정부의 기본적 큰 정책과 배치되는 법률이 많아서 여러 정당한 사유에 따라서 거부권을 행사한 것”이라며 “아무 생각없이 막 남용한 것이라고 말씀하면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처장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법 왜곡죄(형법 개정안)’에 대해 “이 법이 통과되고 나면 검사가 업무를 못 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법 왜곡죄는 검사가 범죄 혐의를 발견하고도 수사를 하지 않거나 증거를 은닉ㆍ불제출ㆍ조작한 경우에 처벌하는 내용이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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