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그라운드(크래프톤 제공)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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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이 국내 상장된 게임사들 중 최초로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할 전망이다. 배틀그라운드의 장기 흥행과 더불어 그간 투자했던 스튜디오들이 성과를 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크래프톤은 매출 1조3729억 원, 영업이익 6426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8.3%, 55% 증가한 수치다. 반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 기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크래프톤이 하반기 매출 1조3002억 원, 영업이익 4741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간 기준 매출은 2조6731억 원, 영업이익은 1조1167억 원으로 전망된다.
전망치를 달성한다면 크래프톤의 첫 매출 2조 원 달성은 물론, 국내 상장 게임사 중 최초로 영업이익 1조 원을 달성하게 된다. 지난 2019년 넥슨이 창사 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을 넘겼으나, 넥슨은 일본 증권시장에 상장돼 있다.
크래프톤의 효자 게임은 지난 2017년 크래프톤의 펍지스튜디오가 선보인 ‘배틀그라운드’다. 출시 직후 전세계에서 배틀그라운드 열풍을 일으키며 글로벌 메가 IP로 자리잡았다. 2018년에는 배틀그라운드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출시돼 매출이 크게 늘어, 그해부터 크래프톤의 매출은 1조원을 돌파했다.
배틀그라운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게임 중 하나다. 글로벌 시장에서 7500만 장(PC, 콘솔 포함)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2021년 3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수 10억 건을 돌파했다. 꾸준한 업데이트는 물론 e스포츠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국제 대회를 개최하는 등 게임 수명을 늘리고자 하는 것이 장기 인기 비결로 꼽힌다.
특히 배틀그라운드 재흥행에는 인도 서비스 재개가 큰 영향을 미쳤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2020년 인도 정부가 중국과의 히말라야 지역 국경 분쟁이 심화되자 중국산 앱을 금지해 인도 시장에서 퇴출된 바 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크래프톤과 중국 텐센트가 공동 개발했는데 인도가 이 때문에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중국 게임으로 본 것이다.
크래프톤은 2021년 7월 인도 전용 버전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출시했는데, 2022년에 서비스가 또다시 중단됐다가 작년 5월부터 다시 서비스를 재개했다. 크래프톤은 서비스 재개 후 인도 시장에서 약 6000만 건의 다운로드를 달성했다. 지난 7월에는 역대 최고 일매출 63만달러(8억4880만원)를 기록하기도 했다.
회사에 수익을 가져다주는 게임이 배틀그라운드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었으나 최근에는 IP 확보를 위해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소규모 독립 스튜디오를 통해 여러개의 소규모 프로젝트를 빠르게 출시해 라인업을 늘리겠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대형 프로젝트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완성도를 끌어 올리되 그 사이에 트렌드를 반영한 소규모 프로젝트를 선보여, 배틀그라운드 IP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것이다.
예컨대 AI 전문 개발사로 설립된 렐루게임즈는 1개월만에 개발한 AI 게임 ‘마법소녀 카와이 러블리 즈큥도큥 바큥부큥 루루핑을 선보였고, 최근에는 이용자의 선택에 따라 대화가 달라지는 AI 추리 게임 ‘언커버 더 스모킹 건’을 출시했다. 플라이웨이게임즈 스튜디오는 올해 초 뱀파이어 서바이벌 라이크 장르인 ‘트리니티 서바이버즈’를 선보인데 이어, 최근 로그라이크 덱빌딩에 RTS를 더한 신작 ‘커맨더 퀘스트’와 로그라이크 액션 장르 ‘커스베인’의 데모 버전을 출시했다.
유망한 해외 게임사에도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 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최근 해체해서 논란이 됐던 탱고게임웍스를 인수하고, 라이엇게임즈 출신 크리스티나 노먼과 데이비드 뱅크스가 설립한 엘로디 게임에도 지분 투자를 진행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도 배틀그라운드 PC와 모바일이 모두 준수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세컨드 파티 퍼블리싱과 스튜디오 투자 확대로 장기적으로 더블A~트리플A급 신작을 1년에 최소 2개 이상 출시하는 전략도 긍정적이다”라고 밝혔다. 고준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부분의 게임사들이 실적 악화로 비용 통제 기조인 반면, 크래프톤은 신작 라인업 확보를 위해 공격적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며 “성과를 눈으로 확인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겠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레벨인피니트와 같이 훌륭한 작품들의 퍼블리싱을 맡게 될 가능성이 있다. 또 인도 콘텐츠 시장이나 숏폼에 투자하는 행보도 콘텐츠 트렌드를 잘 파악하고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변지희 기자(zh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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