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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2명 이탈 '필리핀 가사관리사'…쉼터는 '전쟁기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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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가사관리사 100명 중 2명이 출근 2주 만에 무단으로 이탈했다가 부산에서 검거된 가운데, 정부가 마련한 쉼터가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국회 행안위 한병도 위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살펴보면, 용산 전쟁기념관과 종로구 정독도서관 등이 쉼터로 나와 있습니다. 동네 주민들도 찾아가기 어려운 외진 곳의 생소한 박물관이 포함돼 있기도 했습니다. [지금 이 뉴스]에서 짚어봤습니다.

가사관리사 '쉼터' 살펴보니...언덕 꼭대기 박물관?



지난 8월 한국에 도착한 필리핀 가사관리사 100명.

이 중 2명이 지난달 숙소에서 무단 이탈했습니다.

추가 이탈을 막기 위해 서울시가 지난달 24일 급히 나머지 가사관리사들을 만났고, 대책이 쏟아졌습니다.

[김선순/서울시 여성가족실장 : 제일 큰 문제가 중간에 이동 시간을 줄이는 부분하고 그 중간에 이제 그 시간이 남았을 때 어디 잠깐 머무는 쉼터 같은 것......]

쉼터가 어디에 마련됐는지, 국회 행안위 한병도 위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살펴봤습니다.

용산 전쟁기념관부터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종로구 정독도서관 등이 적혀 있습니다.

가장 가까운 지하철 역에서 40분 걸어 올라가야 나오는 성북구 우리옛돌박물관 등, 외진 곳도 포함돼 있습니다.

이제 98명 남은 필리핀 가사관리사들, 일부는 하루에 두 가정을 방문합니다.

첫 번째 가정에서 두 번째 가정까지, 근무지 이동 소요 시간을 살펴봤습니다.

송파구 거여동과 은평구 수색동의 가정으로 출근하는 A관리사의 경우, 첫 번째 가정에서 두 번째 가정까지 이동 거리가 1시간 35분에 달합니다.

강서구 내발산동과 강동구 고덕동을 방문하는 B관리사는 1시간 28분, 양천구 신월동과 강남구 삼성로를 오가는 C관리사는 1시간 21분 걸렸습니다.

이들의 숙소는 서울 역삼역 인근에 있습니다.

숙소에서 이동하는 시간까지 더하면, 출퇴근에만 왕복 3시간 이상 걸리는 실정입니다.

필리핀 현지에서는 이탈한 이들이 “과로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주장했다”라고 진술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서울시는 "자치구별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공시설을 추려 쉼터로 삼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쉼터 안에 별도의 휴게공간이나 비품은 따로 없습니다.

영상편집 : 백경화



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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