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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물에 잠긴 집 안에 입 떡 벌린 악어가"···허리케인 덮친 美플로리다 '화들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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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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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강력 허리케인 ‘밀턴’이 강타한 미국 남동부 플로리다주 곳곳에서 악어가 출몰해 주민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허리케인으로 인해 침수된 거리, 집 등에서 예상치 못한 손님인 야생 동물들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이날 아침 플로리다주 거리를 홀로 거니는 악어의 모습이 포착됐고, 전날에는 악어 한 마리가 탬파의 한 가정집 현관에서 쉬고 있는 모습도 담겼다.

노스 포트 마이어스에서는 악어 한 마리가 홍수로 물에 잠긴 도로를 지나던 차의 타이어를 공격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플로리다 어류 및 야생동물 보호 위원회에 따르면 아열대 기후에 속하는 플로리다주에는 700종의 육상 동물, 200종 이상의 민물고기, 수천종의 육상 곤충과 기타 무척추동물이 서식하고 있다.

특히 플로리다에는 악어도 약 130만 마리 서식하고 있는데, 이들 가운데 일부는 허리케인 밀턴의 영향을 받았다.

플로리다 북부의 동물구조 시설에서 일하는 야생 동물 재활 전문가인 크리스 질레트는 "악어는 폭풍이 닥치면 물속에서 6시간 동안 숨을 참고 견디고, 폭풍이 걷히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라며 "홍수로 인해 울타리나 땅으로 막혀있던 곳에도 출몰할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야생 동물과 마찬가지로 악어도 위협을 느끼면 사람을 물 수 있지만 사람을 먹으려고 하지는 않는다는 게 야생 동물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플로리다주 통계에 따르면 1946년에서 2022년 사이에 악어에게 물려 사망한 사람은 26명이다.

한편 허리케인 밀턴은 지난 9일 저녁 플로리다 서부 새로소타 카운티의 시에스타 키 해안에 상륙한 뒤 플로리다주를 관통했다.

상륙 당시 최고 5등급 가운데 3등급이었던 밀턴은 90여분 만에 2등급으로 세력이 약해졌지만, 시속 195㎞에 달하는 강풍과 기록적인 폭우를 뿌렸다. 그 영향으로 최소 16명이 사망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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