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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4 (월)

1인시위 의대생 "의료 질 하락시키는 정책에 의학공부 동기 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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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의식 기자]
라포르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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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포르시안] "매일 밤새서 공부하며, 매주 시험을 치는 순수한 의학도인 우리가 학교를 떠난 이유를 아는가. 의학교육의 질이 떨어지는 것을 보며 환자와 국민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지 회의감이 들며 공부할 동기를 잃었다."

김창민 건국대학교 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 학생회장은 14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 1인 시위를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김창민 학생회장은 "의대증원을 납득한 만한 근거 없이 졸속으로 일방 추진한 정부를 보며 화가 많이 났다"며 "학생이 정부에 저항할 수 있는 최선이자 최후의 수단인 휴학계까지 제출하며 반대 의사를 표했지만, 지난 6일 교육부 장관 브리핑을 듣고 더 이상 함구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이제 표면으로 나서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김창민 학생회장은 "교육부는 학생들이 내년에 돌아오는 것을 약속하면 휴학을 승인하겠다는 조건부 휴학 승인을 내걸고, 복귀하지 않으면 제적 혹은 유급이라며 겁박했다"며 "백년대계 교육을 책임지는 교육부 장관이 학생들을 향해 강요와 협박을 서슴지 않고 할 수 있는지 눈과 귀를 의심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6개월 만 버티면 이긴다'는 교육부 장관의 발언은 의대생들을 국가 보건의료에 기여하기 위해 양성해야 할 인재로 존중하지 않고, 그저 국가 정책에 반대하는 대항 세력으로 치부하기 때문에 나온 말이라고 확신했다"며 "그러다보니 내년 의사 수급이 걱정되니 6년 교육과정을 5년으로 단축한다는 발언까지 나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의대 교육을 받아보지 않고, 현장 경험도 없이, 탁상공론 주먹구구식 행정으로 양질의 교육을 망치고 있는 정부 행태가 도를 넘었음을 교육부 장관은 자각해야 한다"며 "의료 교육 질 저하로 오는 페혜는 의대생들과 미래 의사들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돌아간다. 6년 교육 과정을 5년으로 단축하려는 정책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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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질을 하락시키는 정부의 정책을 보며, 의학교육에 대한 회의감이 들었고, 학교를 떠나는 이유로 이어졌다고 했다.

김창민 학생회장은 "의대생들이 학교를 떠난 지 8개월이 넘었다. 국민들은 우리가 왜 학교를 떠났는지 궁금할 것"이라며 "일부 여론은 '이기적이다', '어린애들이 벌써 밥그릇 챙긴다'며 욕을 하지만 학생인 우리는 밥그릇이 뭔지도 모르고 그저 매일 잠 못 자가며 매주 시험을 치는 순수한 의학도였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힘든 과정을 버티는 것도 직업에 대한 사명감, 보람이 있기에 가능했지만, 정부의 무계획, 무대책,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정책을 보며, 더블링 이상의 몇 곱절 늘어난 인원을 수용할 강의실, 실험실, CPX(진료수행평가) 실습실 등은 도대체 어떻게 언제 마련할 것인지, 그 많은 교수를 어디서 모셔을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반문했다.

특히 "의학교육의 질이 마구 떨어지는 것을 보며 환자들과 국민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지 회의감이 들며 공부할 동기를 잃었다"며 "정부가 법과 절차를 무시하고 찍어 누르듯이 의대 교육을 좌지우지하는 폭압을 더 이상 좌시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회의록 파기, 6개월만 버티면 이긴다는 발언, 의평원 1년 유예, 의학교육 단축 등 법치를 다 무시하고 독단적인 행태를 목도했을 때, 의대교육의 당사자로서 분개하며 목소리를 냈어야 했는데 지금에서야 목소리를 내는 것이 아쉽다"며 "양질의 의학 교육을 발전시키고 수호해온 교수들과 선배 의사들은 의대 교육을 망치는 교육부와 장관에게 책임을 묻고 사과를 받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의학교육 정상화를 위한 정부의 현실적 대책 마련도 촉구했다.

그는 "정부 당국은 빠른 시일 내에 의대 교육을 정상화 시킬 방법을 마련해 학생의 본분인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의과대학 현장을 보고, 학생과 교수들의 목소리를 듣고, 더 늦지 않게 상황에 맞는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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