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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퐁피두센터 유치 반대’ 행사 하루 전 불허…시민사회 “배후는 부산시”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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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구 “집회 성격 강해”, 부산시 “개입 안 해”

시민문화단체 “행사 봉쇄 ‘꼼수’…반헌법적”

경향신문

퐁피두미술관 분관 유치 반대 부산시민사회대책위가 12일 용호동 이기대공원 어울마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대책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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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피두센터 유치 반대’를 목적으로 열릴 예정이던 문화행사를 부산 남구청이 행사 하루 전 일방 불허해 논란이 일고 있다. “문화행사가 아니라 집회로 보인다”는 게 불허 이유다. 행사를 주최하려던 단체들은 불허의 배후로 부산시를 지목하며 “행사 자체를 봉쇄한 반헌법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14일 퐁피두미술관 분관 유치 반대 부산시민사회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전 11시 남구 용호동 이기대공원 어울마당에서 열릴 예정이던 ‘이기대 퐁피두미술관 분관유치 반대 예술행동’ 행사가 무산됐다.

당초 행사 개최에 문제가 없었다는 게 대책위 주장이다. 대책위는 지난 8일 남구 공원녹지과에 행사계획서를 제출했고, 담당자와 여러 차례 전화 통화를 한 뒤 행사를 진행키로 했다. 하지만 지난 11일 오전 11시쯤 남구가 돌연 ‘불허’ 방침을 통보해왔다. “공연예술행사가 아니라 집회인 것 같다”고 이유를 밝혔다. 집회를 하려면 집회신고서와 공간·음향사용 세부계획서 등을 내라는 조건도 달았다.

현행법에서는 집회(시위)를 하려면 ‘집회를 시작하기 720시간 전부터 48시간 전에 담당 경찰서장에게 제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결국 대책위는 12일 예정됐던 행사를 기자회견으로 대체했다.

대책위는 행사를 하루 앞두고 불허 통보를 하는 것은 사실상 행사를 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는 입장이다. 불허 통보가 나온 배후로는 부산시를 지목했다.

행사 기획에 참여한 남송우 인본사회연구소 이사장은 “남구청 관계자도 불허통보를 하면서 ‘우리도 어쩔 수 없다’면서 곤혹스러워했다”고 전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부산시는 정책을 반대한다는 이유로 집회 등을 사전 봉쇄하는 ‘입틀막’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박형준 부산시장에 대한 부정적 여론만 확산할 뿐”이라고 말했다.

‘부산시 배후론’의 근거로 지난 8월27일 열린 토론회를 들고 있다. 대책위는 당시 부산참여연대 강당에서 ‘퐁피두 미술관 분관 유치 진단 긴급토론회’가 열었다. 같은날 부산현대미술관에서는 부산시 주최로 ‘퐁피두센터 부산 유치 및 건립의 기대효과와 활성화 전략을 모색하기 위한 지역 전문가 및 시민 토론회’가 개최됐다.

토론회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대책위 토론회에선 분관 유치 계획의 재검토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부산시 토론회에선 유치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발언이 오갔다.

대책위 관계자는 “시민단체가 토론회를 개최한다고 밝힌 이후 부산시가 급하게 다른 토론회를 열겠다는 보도자료를 냈던 것”이라며 “토론회라면서 반대 의견을 내는 전문가와 단체가 하나도 없이 여론몰이에만 몰두했다”고 주장했다.

부산시는 “(불허 과정에서) 개입이 없었다”는 입장이다. 남구청은 “부산시 정책에 반대한다고 해서 이를 억압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권기정 기자 kw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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