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 부르쥐고 이 악물어" 주민 반응 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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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남한의 무인기가 평양에 침투했다’는 외무성의 중대 성명 이후 이에 대한 주민들의 ‘보복 열기’를 부각하며 대남 적개심을 부추기고 내부 결속을 다그치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4일 ‘조선 인민이 격노하였다’ 제하의 기사에서 “우리 국가의 신성한 주권을 난폭하게 침해한 원수들을 가장 철저하고 무자비하게 숙청, 징벌해야 한다는 이 나라의 민심의 절규가 하늘땅을 진감한다”라고 보도했다. 이들은 “불이 펄펄이는 눈빛들, 너무도 억이 막히고 치가 떨려 사람들은 두 주먹을 부르쥐고 이를 악물었다”며 ‘격노한’ 주민들의 반응을 생생히 묘사했다.
신문은 “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이 바로 인민의 분노”라며 “우리 수도 평양의 창공으로, 이 나라 인민이 살며, 일하는 방방곡곡의 하늘가로 수천만의 이 억척의 의지, 신념의 뇌성이 메아리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간의 존엄과 참다운 삶을 위해, 정의와 진리를 위해, 평화롭고 번영하는 새 세상을 위해 우리는 무적의 힘을 억천만배로 다질 것이며, 나라의 국방력 강화를 위한 길에 몸과 마음 다 바칠 것”이라는 ‘주민들의 다짐’을 전하기도 했다.
신문은 ‘신성한 우리의 주권을 침해한 원쑤(수)들을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는 제목의 기사에서도 “온 나라가 천백배 보복 열기로 끓는다”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수해 복구에 투입된 ‘백두산영웅청년돌격대’도 복구 현장에서 “한국 괴뢰들에 대한 끓어오르는 적개심을 억제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토로했다고 전했다. 또 김일성종합대학 등 지방 대학들에서도 “괴뢰 한국 것들을 쓸어버릴 멸적의 의지를 안고 인민군대 입대, 복대를 열렬히 탄원하는 목소리들이 시간이 흐를수록 더 높이 울려 퍼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눈에 띄는 점은 “대적의지와 신념”으로 일터마다 “증산 투쟁의 불길을 더 세차게 지펴올리고 있다”며 경제 성과 달성을 독려한 대목이다. 북한이 이번 사건을 ‘외부의 적을 만들어 내부를 결속하는’ 방식으로 대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신문은 각지 공장에서 분노로 끌어올린 경제 실적들을 조명하며 “도발자들에게 가장 무서운 철추와 징벌의 세례를 안기자”라고 부추겼다.
북한이 전날인 13일에도 이와 같은 주민들의 반응을 보도한 바 있다. 대북전단(삐라)에 대한 대응으로 쓰레기 풍선을 살포할 때와는 달리 관련 사안을 전 사회적으로 알리며 남한에 대한 적개심과 혐오감을 조장해 결속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우영탁 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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