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기사 공유하며 3문장만 인용해
자신의 견해는 따로 밝히지 않아
한강 소설 '채식주의자'를 번역한 데보라 스미스(왼쪽). 오른쪽은 소설가 한강. [사진=아시아경제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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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스가 인용한 문장은 "전쟁이 격화되고 매일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데 무슨 잔치를 하겠는가", "이 비극적인 사건을 보면서 즐기지 말아 달라", "스웨덴 한림원에서 상을 준 건 즐기라는 게 아니라 더 냉철해지라는 것"이다. 이는 한강의 부친 한승원(85) 작가가 지난 11일 전남 장흥군에서 기자들과 만나 수상 기념행사나 기자회견을 하지 않겠다는 한강의 뜻을 전하면서 한 말이다.
지난 2016년 '채식주의자'를 번역한 스미스는 영국의 권위 있는 문학상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공동 수상한 번역가다. 무엇보다 그는 한강의 작품을 세계 무대에 알린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독학으로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해 런던대 동양 아프리카대(SOAS)에서 한국학 석·박사 과정을 밟았고 영국에서 '채식주의자'의 매력을 먼저 알아보고 알리는 데 앞장선 터라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그의 입에도 세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앞서 스미스는 앞서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를 이예원과 공동 번역한 번역가 페이지 모리스가 지난 11일 올린 게시물을 리트윗(재공유)하기도 했다.
스미스가 리트윗한 모리스의 글은 "노벨 문학상에 대한 대화의 전면에 번역가를 내세워 준 언론인들에 감사한다"며 "하지만 번역가들에게 연락할 때 기본적 공감과 존중을 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는 내용이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후 스미스는 따로 반응을 내놓지 않은 채 별다른 외부 노출 없이 '조용한 행보'를 보였다
한편, 데보라 스미스에 대해 한강은 2016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받을 당시 "마음이 통한다고 느꼈고 신뢰를 갖게 됐다"라고 말한 바 있다. 한강의 말에 스미스 또한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수상식에서 "한강의 소설을 번역한 일은 내 인생에서 일어난 가장 멋진 일 중 하나(One of the most wonderful things in my life)"라고 말했다. 당시 심사위원장인 보이드 톤킨은 데보라 스미스의 번역에 대해 "탁월하다"라고 평가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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