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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4 (월)

인쇄소도 후끈 “주말·밤샘도 괜찮다”…뜨거운 ‘한강’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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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수상 후 대형서점 2곳서만 한강 작품 50만부 판매

인쇄소도 ‘풀가동’…“주말·야근에도 자부심 갖고 일한다”

서점 ‘오픈런’ 계속, 웃돈주고 중고거래 되는 초판본도

한강 운영하는 책방, 큰 인기에 임시 휴업하는 일도

헤럴드경제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시민들이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의 책을 줄서서 구매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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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한국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54) 열풍이 뜨겁다. 사흘 동안 대형 서점 두 곳에서만 한강의 작품이 50만부 넘게 팔렸고, 희귀한 초판본의 경우 웃돈을 얹어 책이 중고거래되는 모습도 포착됐다. 인쇄소는 부족한 물량을 따라가느라 주말·야간 근무를 계속하고 있다.

14일 출판업계에 따르면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를 초판 1쇄부터 찍고 있는 경기 고양의 한영문화사는 갑작스럽게 늘어난 주문량을 감당하기 위해 지난 주말 인쇄기를 ‘풀가동’ 했다. 출판사 문학동네에서 들어온 주문량은 5만부였지만 수상 발표 다음날 저녁 15만부로 증쇄가 결정됐기 때문이다.

인쇄소 관계자는 “20명이 넘는 직원이 주말을 반납하고 특근을 계속했다”라며 “오랜만에 이렇게 바쁜 인쇄소를 보고 있는 듯하다. 그래도 노벨상 수상한 작품을 인쇄하고 있다는 생각에 자부심으로 가득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주문량을 맞추기 위해 모든 인쇄기를 돌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수 상황에 종이 구하는 것도 힘들지만, 다음주까지는 이런 상황이 계속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새롭게 인쇄한 출판본이 입고되면서 판매량은 더욱 치솟고 있다. 수상 직후부터 전날 오후까지 교보문고·예스24의 누적 판매량은 각각 26만부, 27만부로 집계됐다. 나흘 새 50만부 넘게 팔린 것이다.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담당 관계자는 “이번주 더 많은 물량이 들어오지만, 들어오는 대로 나갈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강 작품을 구매하기 위한 온오프라인 행렬은 여전한 상황이다. 노벨상 수상 직후 매일 이른 아침부터 시민들은 서점 앞에 ‘오픈런’하는 진풍경이 계속되고 있다. 한강의 작품을 진열한 특별 매대에서는 채워 넣기 무섭게 책이 사라졌다.

특히 ‘소년이 온다’ 양장본 초판은 ‘희귀본’이라는 이유로 웃돈을 주고 중고거래가 되는 모습도 포착됐다. ‘중고나라’ 사이트에는 ‘싸인된 한강 작품 초판본’이라는 설명과 함께 30만원에 올라왔다. 양장본의 원가는 1만3000원이다. ‘작별하지 않는다’와 ‘소년이 온다’ 초판은 각각 20만원, 40만원에 사겠다는 사람도 있었다.

독립 서점에서도 한강의 책은 구경조차 어렵다. 서울 광화문 종로구의 한 서점 주인은 “한강 책은 두는대로 다팔리고 있다”라며 “한강 작가가 평소 언급한 다른 작가의 책들까지 싹 팔리는 ‘한강 임팩트’가 계속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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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소설가 한강이 대표로 있는 서울 종로구 독립서점 ‘책방오늘’을 취재진이 취재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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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서점 분위기도 비슷하다. 외신 등에 따르면 독서 인구가 아직 많아 서점업이 여전히 강세인 일본은 물론이고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에서도 번역본 뿐만 아니라 한국어 원서까지 매진사태에 동참했다. 프랑스판 현지 출판사 그라세도 ‘작별하지 않는다’ 8000부를 긴급 추가 인쇄한다고 밝혔다.

한강 작품을 넘어서서 ‘한강 효과’의 외연도 넓어지고 있다. 한강의 최신작인 ‘북향 방’, ‘고통에 대한 명상’ 등 시 두 편이 실린 ‘문학과 사회’ 가을 호를 찾는 이가 늘었다.

또 2019년 발매한 악동뮤지션의 노래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는 국내 음원 플랫폼 멜론에서 역주행을 시작했다. 한강이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초고를 쓸 때 이 노래를 인상 깊게 들었다고 이야기하는 영상이 퍼졌기 때문이다.

한강이 운영하는 독립서점은 너무 큰 인기에 임시 휴점에 들어갔다. 서울 종로구 통의동의 독립서점 ‘책방오늘’은 지난 12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당분간 책방을 쉬어간다. 다시 문 여는 날은 후에 공지하겠다. 감사하다’며 영업 중단을 알렸다.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후 3평의 작은 서점에 축하 인파가 몰려들어서다. 영업 시작 전부터 긴 줄이 늘어설 정도였다. 결국 서점은 문을 연 지 2시간 만에 영업을 종료해야 했다.

다음달 파리의 한 극장에서 개막 예정인 연극 ’채식주의자’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한강의 동명 소설을 연극으로 만든 이 작품은 주프랑스 한국문화원과 주프랑스 이탈리아 문화원이 협력해 파리에서 첫선을 보인다.

brunc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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