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탁구, 남한 제친 자신감?' 49년 만에 평양 메이저 대회 개최

북한 탁구 대표팀 김금영.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황진환 기자

북한 탁구가 49년 만에 메이저 대회를 유치하는 등 의욕을 보이고 있다. 아시아선수권에서는 김금영이 북한 선수 최초로 단식 우승을 차지하는 등 북한 탁구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대한탁구협회는 14일 2024 아시아선수권대회가 열린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지난 12일 아시아탁구연합(ATTU) 총회에서 북한 평양이 2026년 아시아주니어선수권대회와 2028년 아시아선수권대회 개최지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2년 사이에 메이저 대회를 유치하겠다는 것이다.

북한의 메이저 탁구 대회 개최는 49년 만이다. 지난 1976년 평양에서 아시아선수권, 1979년 역시 평양에서 세계선수권이 열린 바 있다.

최근 북한은 스포츠 국제 대회를 개최하지 않았다. 2010년대 중후반 청소년 국제 대회 유치에 나섰지만 개최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북한은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19세 이하 챔피언십 예선 유치에 나섰지만 불발됐고, 2016년과 2017년 세계주니어유도선수권의 평양 개최가 확정됐지만 북한의 핵 실험으로 크로아티아 자그레브로 개최지가 변경됐다. 2018, 2019년 세계주니어역도선수권대회 유치도 실패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탁구 메이저 대회 유치에는 성공한 것이다. 최근 북한 탁구의 강세로 자신감을 얻은 탓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2024 파리올림픽에서 은메달 1개를 수확했다. 혼합 복식의 리정식-김금영이 16강전에서 세계 2위 일본의 하리모토 도모카즈-하야타 히나를 제압하는 이변 속에 결승까지 진출했다.

비록 중국에 졌지만 북한 탁구는 세계 무대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북한 선수들이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따낸 한국의 신유빈(대한항공), 임종훈(한국거래소)과 삼성 스마트폰으로 '셀카'를 찍는 장면은 큰 화제가 됐다. 세계 유수의 통신사 AFP통신은 이 장면을 파리올림픽 10대 뉴스 중 6번째로 선정했다.

7월 30일 오후(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 아레나 파리 쉬드4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탁구 혼합복식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신유빈과 임종훈이 북한선수단, 중국 선수단과 셀카를 찍고 있다. 2024.7.30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KCK 황진환 기자

김금용은 이번 아시아선수권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결승에서 일본의 하리모토 미와를 3 대 1(6-11 11-6 12-10 11-6)로 제압했다.

북한 선수의 이 대회 단식 금메달은 남녀 통틀어 처음이다. 북한은 그동안 복식에서 남자 2회, 여자 4회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 북한은 종합 순위에서 한국을 앞섰다. 김금용은 리정식과 혼합 복식 은메달을 따냈고, 함유성-편송경도 동메달을 보탰다. 일본(금3·은2·동3), 중국(금2·은2·동1)에 이어 금, 은, 동메달 1개씩으로 3위에 올랐다. 임종훈, 안재현(이상 한국거래소)이 남자 복식 금메달을 따낸 한국은 임종훈-신유빈 등 동메달 3개로 4위에 올랐다.

이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북한이 메이저 대회를 유치한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탁구선수권은 지난해 평창 대회 때 35개국 500여 명의 임원·선수가 참가하는 등 규모가 꽤 큰 대회다.

그동안 남북한 탁구 선수들은 한반도에서 열린 메이저 대회에 동반 출전한 적은 없었다. 국내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과 올해 초 부산세계선수권대회에는 북한이 불참했고, 한국은 북한 대회 때 출전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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