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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4 (월)

[격랑의 네오크레마-비비씨] ①되살아나는 초록뱀의 기억…자금 조달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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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억 유증 지연..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우려

납입 주체 핵심 인물, 과거 원영식 초록뱀 전 회장과 활동

대주주 소유 법인 지분 취득에 수십억 회삿돈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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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크레마 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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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더뉴스 권용희 기자ㅣ코스닥 상장사 네오크레마의 대규모 자금 조달이 막다른 길에 다다랐다. 대주주가 자금을 넣겠다고 공언했지만 수개월째 납입이 미뤄지고 있는 상황. 아울러 회삿돈 수십억원이 대주주 소유 법인 지분 취득에 쓰였고, 핵심 인물이 과거 원영식 초록뱀 전 회장과 함께 활동했던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막다른 길 몰린 자금조달

13일 금융감독원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네오크레마는 120억원 규모 유상증자 납입일을 다음달 1일로 미뤘다. 유증 대상자는 대주주인 아시아홀딩컴퍼니(이하 아시아홀딩)와 아시아개발로, 수차례에 걸쳐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이번 일정 변경이 사실상 마지노선이다. 최초 납입 예정일(5월 3일)을 감안하면 다음달 초에는 반드시 납입이 이뤄져야 한다. 최초 납입일로부터 6개월이 지나면 불성실공시법인 검토 등 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당해 부과 벌점이 8점 이상이면 1일간 매매 거래가 정지될 수 있다"며 "최근 1년 누계 벌점이 15점 이상이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홀딩과 아시아개발은 지난 4월 네오크레마의 대주주가 됐다. 하지만 이는 직전 대주주인 청담서머셋신기술조합(이하 청담서머셋) 등의 해산으로 인한 것으로 사실상 주체는 동일하다.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아시아개발 사무실을 방문했지만 문이 잠겨 있는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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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용인시 소재 아시아개발 사무실을 방문했지만 문이 잠긴 상태였다. 사진|인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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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주한 손바뀜 후 외부로 향하는 회삿돈

네오크레마는 창업주였던 김재환 대표의 엑시트(지분 매각) 이후 손바뀜이 분주한 모습이다. 적자로 돌아서기 시작한 재작년, 대주주가 김 대표에서 대호에이엘 등으로 변경됐고 같은 해 초록뱀플랫폼신기술조합(이하 초록뱀플랫폼)으로 재차 주인이 바뀌었다. 이듬해에는 청담서머셋이 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초록뱀플랫폼은 이후 청담서머셋의 특별관계자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적자로 돌아섰지만 외부 투자로 인한 회삿돈 유출은 발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네오크레마는 최근 화학제품 제조업체인 비비씨를 인수했고, 앞서 대주주 변경 직후 67억원을 들여 청담인베스트먼트라는 법인의 지분 60% 가량을 사들이기도 했다.

청담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말 기준 아시아홀딩에서 지분 100%를 보유 중인 곳이다. 즉 이번 거래로 네오크레마 회삿돈이 대주주 측으로 흘러 들어간 것이다. 100억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책정하며 지분을 사들였지만 이 업체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4억원에 불과하고, 순손실은 매출액보다 큰 4억7000만원에 달한다.

네오크레마는 대규모 자금을 들여 청담인베스트먼트 지분을 사들였음에도 별도로 공시하지 않았다. 이 내용은 올해 반기보고서 상에서만 찾아볼 수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사안마다 다르지만 상장사가 자기자본 10% 이상을 출자하는 경우는 공시 의무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네오크레마는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자본총계는 389억원, 올해 1분기 말 기준은 656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거래소 규정에 따르면 금융기관 단기매매증권 취득의 경우에는 공시 의무에서 비껴갈 수 있어 제도의 허점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베일에 싸인 청담인베, 초록뱀의 흔적들

청담인베스트먼트는 과거 씨티프라퍼티(옛 초록뱀컴퍼니)의 100% 자회사였다. 초록뱀컴퍼니→아시아홀딩→네오크레마로 주인이 바뀐 것. 과거 초록뱀인베스트먼트라는 이름으로도 활동했던 이 업체는 비덴트, 버킷스튜디오 등 초록뱀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상장사에도 등장했다. 원영식 초록뱀 전 회장은 빗썸 관계사 주가 조작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으로 구속 기소됐고, 현재 보석 석방된 상태다.

아시아홀딩 등의 주요 인물인 박근범 씨는 과거 원 전 회장과 엔에스이엔엠(옛 아이오케이), 썬코어(옛 루보·현재 상장폐지), CSA코스믹, 초록뱀미디어 등에서 함께 등장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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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인베스트먼트는 서울 강남구 소재 사무실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사진|인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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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021년 자본금 100억원에 설립된 법인으로 청담서머셋과 초록뱀플랫폼의 대표조합원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강남구 소재 주소지를 직접 방문했지만 업체 간판조차 없는 상태였다. 이 곳에서 만난 청담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지분 거래는 당사자들 사이의 일이라서 자세히 알지 못한다"며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한편 네오크레마는 재작년 대주주 변경 이후부터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 네오크레마의 재작년 별도 기준 매출액과 순손실은 각각 240억원, 19억원이다. 지난해에는 매출액과 순손실이 249억원, 100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올 상반기 매출액과 순이익은 113억원, 22억원을 기록했다.

전용태 비비씨·아시아홀딩 대표는 "순손실은 주가 하락으로 인한 RCPS(상환전환우선주) 평가에 대한 이슈"라고 해명을 시도했다. 이어 "비비씨 인수 과정과 맞물려 있어 유상증자가 지연됐다"며 "초록뱀과는 관계가 끊겼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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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크레마(별도) 실적 추이. 이미지|인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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