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스타십’ 5차 시험비행서 ‘젓가락 팔’로 로켓 회수 성공

일론 머스크가 창립한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차세대 우주선 스타십(Starship)이 다섯 번째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젓가락 팔’이라 불리는 장비를 이용해 대형 로켓 회수에도 성공하며 스타십 개발 가도에 이정표를 세웠다.

스페이스X는 13일 오전 7시 25분(현지시간) 텍사스주 남부 보카치카 해변의 우주발사시설 스타베이스에서 스타십을 발사했다. 발사 뒤 약 3분 만에 전체 2단 발사체의 1단 부분인 슈퍼헤비 로켓이 상단 우주선 스타십에서 분리됐다. 발사 약 7분 뒤엔 1단 로켓 추진체인 슈퍼헤비가 우주에서 지구로 돌아와 수직 착륙하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

스페이스X의 스타십 슈퍼헤비가 수직 착륙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슈퍼헤비 착륙에는 발사탑의 ‘젓가락 팔‘이라 불리는 로봇 팔이 사용됐다. 이 팔로 공중에서 슈퍼헤비를 붙잡았다. 슈퍼헤비는 지상의 발사탑 쪽으로 근접하면서 엔진에서 불을 뿜어내며 역추진하는 방식으로 속도를 급격히 줄였다. 젓가락 모양으로 평행한 구조의 대형 로봇팔 2개는 대형 로켓을 잡아 무사히 발사대에 거치했다. 이 젓가락 로봇팔은 영화 속 괴물 고질라에서 이름을 따 메카질라(Mechazilla)로도 불린다. 앞서 스페이스X는 자사 엔지니어들이 추진체 포착 시도를 위해 수년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슈퍼헤비가 분리돼 착지하는 동안 스타십의 2단부인 우주선도 약 75분간의 계획된 비행에 성공했다. 스타십 우주선은 시속 2만6225㎞ 안팎으로 고도 210㎞에 도달해 예정된 지구 궤도 항로를 비행한 뒤 발사 40여분간 지난 시점부터 고도를 낮추며 대기권에 재진입했다. 이후 바다에 착수(스플래시 다운)하며 비행을 마쳤다. 스타십의 시험비행은 우주비행사가 탑승하거나 화물이 적재되지 않은 무인 비행이었다.

스페이스X는 화성을 개척해 인류가 이주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로 스타십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지난해 4월과 11월, 올해 3월과 6월 스타십의 지구궤도 시험비행을 시도했다. 모두 완전히 성공하지는 못했다. 6월 4차 비행에서는 스타십이 예정된 비행에는 성공했지만, 대기권에 재진입하는 과정에 기체가 파손됐다.

이날 5차 시험비행은 주요 목표를 달성하며 현재까지 가장 성공한 스타십 비행 기록으로 기록된다. 슈퍼헤비를 젓가락 팔로 붙잡아 온전히 회수하는 데도 성공해 그동안 목표한 슈퍼헤비 로켓 재활용을 실현할 수 있게 됐다.

이날 시험비행에서는 2단 우주선도 목표 지점에 연착륙하는 데 성공했다. 스페이스X는 향후 2단 우주선도 온전히 회수해 재사용하는 단계까지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지민 기자 aaaa3469@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