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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0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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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하, 부동산 선반영…가계부채 관리에 대출금리 인하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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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가계부채 지속 관리”…대출금리 인하 없을 듯

부동산 시장 정부 규제로 심리 꺾여…약보합 이어질 것

“유의미한 수준 금리 인하 아니면 주택시장 영향 제한”

[이데일리 정병묵 박경훈 기자] 한국은행이 38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은행 대출금리가 내려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미 시장금리에 기준금리 인하가 선반영해 있는데다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는 태도여서 당분간 대출금리 인하가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아파트가격 상승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이미 선반영됐다며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 내다봤다. 특히 현재 시장 상황은 금리보다는 대출규제가 중요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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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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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빚 잡기 총력전…대출 금리 인하 어려워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지난 11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3.990∼5.780% 수준이다. 약 석 달 전 7월 19일(연 2.840∼5.294%)과 비교해 하단이 1.150%포인트 높아졌다. 변동금리(신규코픽스 기준·연 4.710∼6.500%)의 하단도 0.750%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혼합형 금리의 주요 지표인 은행채 5년물 금리가 3.345%에서 3.304%로 0.041%포인트 떨어지고 변동금리의 지표인 코픽스(COFIX)가 3.520%에서 3.360%로 0.160%포인트 내린 것을 고려하면 은행권 대출 금리가 시장 금리를 큰 폭으로 역행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에도 금융당국이 가계 빚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은행이 대출금리를 내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가계대출의 증가세가 다소 움츠러들긴 했지만 아직 하향 안정화했다고 보기에는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기준금리 인하가 수도권 집값 상승을 부추겨 가계부채가 다시 늘어날 여지도 크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9월 중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금융권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은 6조 9000억원으로 전달의 8조 5000억원보다 1조 6000억원 감소하긴 했지만 아직 7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의 주담대가 실행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늦어지리라는 전망이 확산하면서 추가적인 시장금리 하락이 어려울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금리의 향방은 부동산 시장 과열이 언제 진정될 지 여부다”며 “이번 한은의 금리 인하를 견인한 핵심 변수는 집값 상승세 둔화에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당국은 금리·부동산 상황에 따라 가계부채가 언제든 확대할 수 있어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는 뜻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 폭이 여전히 크고 추석 연휴 등 계절적 요인이 작용한 점을 고려할 때 높은 경각심을 갖고 가계부채를 관리해야 한단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며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추가적인 가계부채 관리 수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출 금리는 요지부동인데 예금 금리는 이미 상당수 은행에서 최근 2∼3개월 사이 0.20∼0.45%포인트 정도 일제히 낮아진 상태다. 신한은행은 지난 8월 2일 수신상품의 기본금리(가산금리 등 제외)를 최대 0.20%포인트 일제히 낮춘 데 이어 지난달 2일 대부분의 적립식예금(적금)·정기예금·시장성예금 상품의 기본 금리를 0.05∼0.25%포인트 인하했다. KB국민은행 역시 앞서 8월 5일부터 상당수 수신(예금)상품 금리를 최대 0.20%포인트 낮췄고 하나은행과 케이뱅크도 같은 달 30일 수신(예·적금) 금리를 많게는 0.20%포인트씩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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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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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차례 금리 인하로 부동산 시장 온기 확산 ‘글쎄’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기준금리 인하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거라 관측했다. 김효선 NH All100자문센터 부동산 전문위원은 “주택 시장에서는 상반기 기준 금리 인하에 대한 심리적인 기대와 실제 대출 금리에 선반영됐다”며 “이 때문에 거래량 증가와 일부 지역의 주택 가격 상승 요인이 됐다”고 언급했다.

이어 김 전문위원은 “9월 이후 정부의 금융정책 규제와 대출금액 제한으로 심리가 꺾인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하만으로 시장이 다시 살아날 가능성은 적다. 당장 주택 시장의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매매와 전세 시장의 약보합 장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준금리의 인하는 장기적으로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치긴 하지만 현재로서는 영향이 있더라도 제한적일 것으로 봐야 한다”며 “현재 상황은 금리보다는 대출규제가 더 크게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시장거래를 활성화할 만큼 유의미한 수준의 금리 인하가 아니라면 개인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고 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빅데이터 랩장은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빅컷’(0.5%포인트 인하)이후 이미 금리 인하 기대가 시장에 선반영됐다”며 “9월부터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과 금융권의 가계대출 총량관리 움직임이 더해지면서 10월 기준금리 인하 효과 발현이 제한적이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하가 수익형 부동산과 비아파트 등에는 긍정적인 신호라는 의견도 나왔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최근 완화한 규제와 금리 인하로 임대 수익 개선이 이뤄질 수 있어 투자 수요의 회복 등은 비아파트 시장의 활성화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특히 다세대 주택과 오피스텔 등은 금리 인하의 혜택을 누리면서 거래량 증가와 가격 안정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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