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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7 (목)

中 CXMT, 16나노까지 맹추격···웨이퍼 생산 '삼성 절반수준'으로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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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D램'의 침공]

지난해 19나노 87% 차지했지만

16나노 생산량 내년 33%로 확대

삼성·SK와 격차 '3세대차'로 좁혀

YMTC는 232단 낸드 본격 양산

정부·기업 EUV 장비개발도 박차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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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8일 잠정실적 발표에서 별도의 설명 자료를 내고 “중국 메모리 업체의 레거시 제품 공급 증가에 실적이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중국 메모리 회사들의 약진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중국의 성장이 예사롭지 않다는 뜻이다. 실제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로 대표되는 중국 메모리 회사들은 세계 메모리 1위 삼성전자를 꺾겠다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와 인재 영입을 진행하고 있다. 생산능력은 물론 기술까지 빠르게 고도화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①16나노까지 쫓아온 중국···삼성·SK 맹추격=11일 서울경제신문이 입수한 트렌드포스의 8월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CXMT의 주력 생산 D램은 17㎚(나노미터·10억 분의 1m) 메모리로 전체 생산 제품의 53%를 차지한다. 지난해 주력 제품은 생산량의 87%를 차지했던 19나노 D램이었다. 1년 만에 재빠른 공정 전환으로 기술 업그레이드에 성공했다는 뜻이다.

더 놀라운 점은 내년에도 가파른 기술 변화가 예고돼 있다는 것이다. 올 3분기부터 또 한번 기술을 개선해서 만든 ‘16나노 D램’을 초도 양산한 CXMT는 내년 이 제품의 생산 비율을 33%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메모리반도체를 표기할 때 쓰는 나노는 D램 안에 들어 있는 트랜지스터의 선폭을 뜻한다. 선폭을 줄일수록 더 많은 양의 기억 소자를 한 개 칩 안에 탑재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안에 10나노급 6세대(1c) D램을 양산하는 것이 목표다. 직전 세대인 5세대 D램은 12나노대, 1c D램의 선폭은 11나노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중국 회사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한국 업체는 3세대 정도의 격차가 있는 셈이다.

하지만 절대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구형 D램도 PC와 모바일 시장에서 충분한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과거 액정표시장치(LCD) 제품부터 서서히 한국의 점유율을 빼앗아간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의 모습과 유사하다. 중국 업체들은 이 수요를 노리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업황 악화에 중국 업체의 레거시 공략까지 더해져 삼성전자의 D램 재고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안다”며 “SK하이닉스가 최고급 D램으로 삼성전자를 추격하고 아래에서는 중국 업체가 시장을 잠식하기 시작하면서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②CXMT, 1년 새 웨이퍼 투입량 40% 늘어=삼성전자는 D램 업계에서 독보적인 생산능력(캐파)을 확보하고 있다. 12인치 기준으로 월 68만 장의 웨이퍼를 투입할 수 있다. 세계 D램 웨이퍼 투입량의 37% 수준이다.

CXMT는 삼성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2022년 월 5만 장에 불과했던 생산능력이 올해 중국 베이징의 두 번째 공장이 가동되면서 4분기에 월 21만 장으로 급격히 늘어날 예정이다. 내년에는 약 40% 증가한 30만 장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D램 3위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생산능력인 월 33만 5000장과 맞먹는 수준까지 치솟는 셈이다.

중국의 생산능력 약진은 낸드 업계에서도 나타난다. 중국 우한에 본사를 둔 낸드 회사 양쯔메모리(YMTC)는 지난해 232단 낸드플래시를 양산했고 내년에 월 13만 5000장의 웨이퍼를 투입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확보한다. 낸드 시장 1위인 삼성전자에는 한참 모자라지만 D램에 비해 경쟁이 치열한 낸드 업계에서 충분히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만한 규모라는 평가가 나온다.

③EUV 도입은 한계···극복할 수 있을까=중국 회사들의 치명적인 단점은 반도체 장비다. 반도체 제조 장비의 주도권을 쥔 미국이 중국 반도체를 압박하기 위해 고강도의 수출규제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2년 10월 미 상무부는 △14나노 이하 시스템 반도체 △18나노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생산 장비의 중국 수출을 통제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D램 제조에 도입한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는 이미 2019년부터 규제 대상에 올랐다.

그럼에도 중국은 빠른 소재·부품·장비 내재화를 통해 현지 메모리 공장에 자국 장비를 채워 넣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중국에서 증착 장비를 주력으로 만드는 나우라는 2023년 사상 처음으로 세계 장비 시장에서 매출 순위 ‘톱10’에 들었다. 중국 칩 메이커들이 나우라의 장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미 제재의 반사이익을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

EUV 분야에서도 중국의 최대 정보기술(IT) 회사인 화웨이가 직접 개발에 뛰어드는 등 고급 기술 내재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반도체 장비 업계의 고위 관계자는 “중국 회사들이 미국의 반도체 장비를 입도선매해서 필수 부품을 유지·보수하는 상황도 전개됐지만 최근에는 라인의 상당 부분이 중국 제품으로 대체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해령 기자 h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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