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문고 인천점 내 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념한 특별 매대에 ‘도서 일시품절’이 안내되고 있다. 신정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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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오후 소설가 한강(53)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결정된 뒤 며칠이 지났지만 여전히 대한민국은 뜨겁다. 도서를 찾는 독자들이 많아지면서 출판업계를 비롯해 유통업계가 모두 분주하다. 한강 작가는 수상 후 “(소식을 들은)전화를 끊고 나서 현실감과 감동이 천천히 느껴졌다”며 “거대한 파도처럼 따뜻한 축하의 마음들이 전해져온 것도 저를 놀라게 했다. 마음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소설가 한승원이 부친인 한강은 1970년 11월 광주에서 태어나 9살 때 상경했다. 서울 풍문고등학교, 연세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93년 ‘문학과사회’ 겨울호에 시 4편을 발표하고, 이듬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면서 본격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도서 품귀 현상에 웃돈까지
“일시품절입니다. 예약은 컨시어지데스크에 문의주세요.”
13일 인천 남동구 교보문고 인천점에 붙은 문구다. 스웨덴 한림원이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을 발표한 10일 오후부터 다음날까지 작가의 대표 도서들이 교보문고, 예스24 등 국내 주요 서점의 베스트셀러 목록을 차지하며 30만부 이상 팔려나갔다. 교보문고에서는 10일 오후 8시부터 11일 오후까지 10만3000여부, 예스24에선 11만8000여부, 알라딘에선 7만부 이상이 팔렸다. 세 서점의 시장 점유율은 90%에 달한다.
품귀 현상에 물량 확보가 어렵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수상 다음 날) 오전에 책이 없어 급하게 광화문 매장 쪽에서 최대한 물량을 받았는데 진열되자마자 또 바로 판매됐다. 월요일에 추가 입고된다”고 말했다.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이미 도서 보유자들이 웃돈을 얹어 판매하고 있다. 중고 플랫폼 당근에는 ‘채식주의자’ 구판본을 12만원에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온라인 정가는 1만3500원 수준이다. 다른 중고 거래 플랫폼에도 ‘내 여자의 열매’ 초판본, ‘가만가만 부르는 노래’ 등이 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출판사들이 증쇄를 요청한 상태지만 언제 받을 수 있을지 알 수 없고, 당장 읽고 싶거나 소장하고 싶은 심리들이 영향을 주고 있다.
영국 런던 포일스 서점 내에 소설가 한강의 도서 코너가 마련돼 있다. 주영한국문화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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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서점 특별 코너 마련
관심이 뜨거워지자 국내외 도서관과 서점 등은 대표작을 소개하기 위한 특별한 자리를 마련하는 모습이다. 서울시는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하기 위해 서울야외도서관 3곳에서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등 대표 저서 10종을 특별 전시한다. ‘책읽는 서울광장’에서는 다음달 9일까지, ‘광화문 책마당’, ‘책읽는 맑은냇가’에서는 다음달 10일까지 특별 큐레이션을 진행한다. 한국어를 비롯해 영어, 일본어, 중국어, 아랍어, 그리스어 등 20개의 다양한 언어로 번역된 10종의 도서를 누구나 읽을 수 있다.
주영한국문화원은 런던 중심부에 위치한 영국 최대 서점 중 하나인 포일스 채링크로스 본점에 ‘한강 특별 코너’ 설치를 지원했다. 주영한국문화원에도 한강 특별 코너를 만들어 영국에서 매진된 한강의 책들이 입고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애독자들에게 문화원에서 저서를 읽을 수 있게 배려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중고 서점으로 알려진 미국 뉴욕 스트랜드 서점도 작가의 책들을 전시한 특별 매대를 마련했다. 일본 도쿄 최대 규모의 기노쿠니야 서점 신주쿠 본점에도 ‘축 노벨문학상 수상 한강’이라는 문구와 함께 특별 판매대가 설치됐다.
◆백화점 내 강좌 개설
유통가에도 수상을 기념하는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다음달 여의도 더현대서울에서 이현우(필명 로쟈) 강사의 ‘채식주의자 외 기존 문학 작품 소개 및 해설’ 강좌를 개최한다. 이후 압구정본점, 무역센터점 등 4개 점포에서 강좌를 순차적으로 열 계획이다. 문학평론가와 함께하는 ‘채식주의자 영화 함께 감상하기’, 한강 작가의 도서를 읽어주는 ‘작품 낭독회’ 등의 강좌도 개설 준비 중이다.
롯데백화점도 겨울학기에 ‘한강 작가의 책 다시 읽기 독서 모임’을 비롯해 국내 소설 작가를 테마로 한 북토크 등 강좌를 선보일 계획이다. 한강 신드롬은 지속될 전망이다.
신정원 기자 garden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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