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임. 과거 KBS 스페셜을 통해 보도된 북한 꽃제비의 모습. [사진 = KBS] |
한국으로 망명한 리일규 전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 참사가 북한 외교관을 ‘넥타이를 맨 꽃제비’에 비유하며 생활비를 밀수로 충당할 만큼 열악했던 실상을 증언했다.
리 전 참사는 평양외국어대를 졸업하고, 1999년 북한 외무성에서 외교관으로 입문한 엘리트다.
리 전 참사는 9일 공개한 요미우리신문 인터뷰를 통해 “김정은이 북한 주민을 기근에 빠뜨린 채 사치스럽게 살고 있다. 그의 딸 주애가 고급스러운 옷을 입고 간부들의 경례를 받는 모습에서 북한 주민은 거부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리 전 참사는 2006년 북한 1차 핵실험 당시를 떠올리며 “처음에는 핵 개발을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하지만 첫 핵실험 후 수년이 지나도 삶은 악화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 주민은 핵무기가 ‘김씨 일가’(김일성·김정일·김정은)를 지키기 위한 수단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민심은 김정은에게 등을 돌렸다”고 주장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노동당 창건 79주년을 기념하는 경축공연과 연회가 노동당 중앙간부학교에서 진행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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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로 파견된 북한 외교관의 열악한 실상도 폭로했다.
리 전 참사에 따르면 북한 외교관은 두 부류로 나뉜다. 한 부류는 외무성이나 대외경제성에서 해외로 파견되는 ‘정통 외교관’, 다른 하나는 국방성 소속 무관과 핵무기 제조 등에 관여해 자금을 조달하는 ‘비정통 외교관’이다.
리 전 참사는 지난해 11월 가족과 함께 한국으로 망명하기 전까지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일했다.
그는 “쿠바에서 월급은 500달러(약 67만원)였다. 아무리 절약해도 매달 나가는 최소 생활비만 1000달러(약 135만원). 리 전 참사는 쿠바산 시가를 밀수해 부족한 생활비를 충당했다.
주쿠바 북한대사관에서 근무하다가 지난해 11월 망명한 리일규 전 참사가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주최 NK포럼에서 ‘북한 김정은 실정 평가’를 주제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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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전 참사는 “다른 나라의 외교관과 만나기 때문에 정장 차림에 넥타이를 조이고 있으나 실제로는 정말 눈물이 나올 정도로 힘든 생활을 보내고 있다. 사실상 북한 외교관은 넥타이를 맨 꽃제비”라고 언급했다.
‘김정은을 직접 마주한 적 있냐’는 질문에 리 전 참사는 “2018년 쿠바 고위관이 평양에 왔을 때, 외교행사를 총괄했기 때문에 김정은으로부터 직접 질문받고 대답할 기회가 있었다”며 “김정은 자체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의 행동을 싫어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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